‘간호사 사랑한다’는 대통령에...의료연대 “립서비스 사절” 일침 

‘간호사 사랑한다’는 대통령에...의료연대 “립서비스 사절” 일침 

기사승인 2020-09-02 17:22:58 업데이트 2020-09-03 08:45:09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의사 파업과 관련 '간호사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가운데 간호사들이 '립서비스 말라'라며 일침을 놨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우시겠나"며 간호사들을 향한 장문의 편지를 전했다. 그러나 정작 의료현장에서는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는 "(대통령이) 일선 간호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듯하지만, 많은 간호사들은 이 글을 보고 분노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고맙다’는 인사가 아닌 간호 인력 기준 강화 법제화 논의로 바꿔야한다는 목소리다.

의료연대는 대통령의 글과 관련 "이 글은 무려 2개의 문단을 들여 전공의 등 의사들의 파업에 의해 발생한 진료 공백으로 간호사들이 매우 힘든 상황에 처했다며, 간호사들을 위로하며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간호사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의사 파업 때문에 갑자기 생긴 황당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이들은 "그동안 인력 부족, 낮은 임금과 보상, 열악한 근무 패턴, 부족한 실무 교육, 감정노동으로 소진되는 간호사들이 간호 인력 배치기준을 강화하여 법제화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며,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을 보장하라고 외친 목소리는 모두 허투루 듣고, 이제 와 의사 파업을 감정적으로 비난하기 위해 간호사의 이름을 동원하고 있다"며 "코로나 19라는 신종 감염병 대응에 모두가 총력을 쏟아야 하는 아까운 시간이다. 이제는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 대신, 간호인력 배치 기준 강화 법제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또한 대통령이 '간호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처우개선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관계 부처와 논의는 완료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갑작스럽기 그지없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정말 간호사 처우개선이라면, 구체적인 계획을 빠른 시일내에 발표해 인기관리용 립서비스가 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역일선 공공병원의 현실을 먼저 살펴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대병원의 경우 열악한 처우로 간호인력 정원 708명 중 139명이나 채우지 못해 노동강도 강화와 빠른 퇴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으며, 경북대병원의 경우 노사합의한 간호 1등급 인력을 기재부가 가로막고 있는 바람에 130명의 간호사가 투입되지 못한 채 코로나 대응 중"이라며 "서울 시립 보라매병원 코로나 병동 현장에서는 인력이 모자라 대부분의 병동에서 간호사 1명이 코로나 환자 9~10명을 케어하고 있는데다, 단 1명의 간호사가 중증 환자 3명과 경증 환자 1명을 담당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공공병원 코로나 병동의 이런 상황을 모르는 건지, 아는데도 해결할 의지도, 계획도 없어보이는 무책임한 문재인 정부가 겉으로 번드드르한 위로와 감사, 사랑이라는 표현을 한다고 해서 고맙게 받아들일 간호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들은 ▲간호 인력 배치 기준 강화하여 법제화할 것 ▲기재부가 야기한 국립대병원 간호인력 부족 사태 해결 ▲코로나 병동 환자 중증도에 따른 간호 인력 기준과 배치 시행 등 세 가지를 대통령에 요구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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