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정신의학계 전문가들이 디지털교도소의 사이버 폭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신보건위원회와 대한정신건강재단 재난정신건강위원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디지털 교도소는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다.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 대한 조작된 범죄내용이 게시돼 논란을 산 바 있다.
이들 정신건강전문가들은 "본회의 회원인 채정호 교수에 대해 허위로 조작된 범죄 내용을 개인정보와 함께 그대로 게시한 디지털 교도소의 사이버 폭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채정호 교수 당사자의 피해일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의 근간인 의사-환자 관계의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로 사회적 약자인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피해를 입힌 심각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무고를 주장해온 한 대학생의 자살사망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디지털 교도소가 무단으로 유포한 내용에 동조하는 일체의 행동이 무고한 개인에 대한 심리적 가해 행위가 될 수 있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사이버 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지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신건강전문가들은 "디지털 교도소는 성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껴 악성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하여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으나 사법적인 처벌을 받은 범죄자뿐만 아니라 개인의 제보를 받거나 철저하게 조작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토대로 무분별한 방식으로 개인의 신상정보를 유포했다"며 "개인이 타인을 함부로 단죄하는 행위는 법치를 근간으로 하는 시민사회에서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디지털교도소의 온라인 폭력이 심각한 심리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이버 폭력 및 트라우마와 관련된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또한 사이버 폭력의 경우, 사이버 공간을 통해 24시간 공유되며 확대되고 피해의 범위와 종결을 확정하기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이후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활동들이 늘어나면서, 사이버 폭력은 개인의 정체성과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만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온라인 공간 안에서 교육을 받고 서로 교류하는 젊은 세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서도 온라인에서의 무차별 공격이나 비난, 해킹이나 조작과 받은 방식으로 타인을 괴롭히는 사이트의 등장 및 이에 동조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전문가들은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의 심리 지원 및 보호와 치료에 적극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이들은 "향후 사이버 폭력 문제의 예방을 위해 정신건강 및 심리전문가는 IT 전문가, 경찰, 사법부와 함께 다학제-다직역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서로 협력하고, 논의하며, 연구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정부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디지털 뉴딜 정책을 위해서도 안전하고, 건강한 디지털 문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이에 걸맞은 기술적 보호조치, 예방 및 규범 정립, 검증되지 않은 디지털 정보에 대한 리터러시 교육, 모니터와 고발, 조기개입, 치료 연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 개인으로서 디지털 교도소의 허위사실 및 개인신상정보 유포로 입었던 사이버 폭력의 피해를 공개한 채정호 교수의 용기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다"며 "나아가 사이버 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나아가 사이버 폭력 피해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