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비롯한 식약처의 총체적인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집중 부각됐다.
국감 현장의 최대 이슈는 '독감 백신'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유행 사태를 대비한 정부의 고위험군 대상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백신 유통 중 사고 등으로 중단된 데 이어 백색입자 발견 유해성 논란까지 불거지자 관리부실에 대한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이날 여ㆍ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백신관리에 대한 식약처의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다. 강기윤 국민의 힘 의원은 '백색 입자'가 발견돼 회수된 백신과 유통을 담당한 신성약품과의 연관성 의혹을 제기했다. 신성약품은 독감백신 운송 중 상온 노출 사고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강 의원은"한국백신사(社)가 자진 회수하기로 한 61만 5000개의 독감 백신 중 55만 6000개는 신성약품이 납품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독감 백신의 검사, 유통 과정상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상한밥' 실랑이도 오갔다. 강 의원은 "식약처는 백색입자가 발견된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국민들이 어떻게 믿겠느냐"면서 "밥은 상했지만 탄수화물 양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이상이 없다는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이 처장은 "백색입자 검출 백신을 상한 밥에 비유하는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외부에서 이물질이 들어가 (입자가) 생긴게 아니고, 내부에서 항원 단백질이 응집해 입자를 보인 거다. 또 전문가 등을 통해 과거에도 유사한 경우가 있었고, 단백질 응집으로 인체 유해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전문가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응수했다.
식약처가 백색입자가 발견된 독감 백신 문제를 파악하고도 3일간 늑장대응 한 것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색 입자가 발견된 이달 6일부터 회수 결정을 발표한 9일까지 해당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647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식약처의 늑장대응으로 맞지 않아도 될 백색입자 독감백신을 국민이 접종받았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올해 상온노출 및 백색입자 검출로 독감백신 100만여개가 회수되면서 60~70만 명분의 독감 백신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이에 대한 식약처의 대책도 부실한 것으로 이날 국감에서 확인됐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독감백신 회수로 백신이 부족해졌을 땐 누가 책임지느냐. 지금 백신을 만들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전 의원의 물음에 이 처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독감 백신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자 이 처장은 "독감 백신에 대해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에게 송구하다"면서 "백색입자가 발견된 독감 백신은 출하 당시 모두 기준에 적합했다. 원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하며 신뢰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처장이 보유한 '음압병상 관련 주식'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도 주목됐다. 이 처장이 직무관련 주식을 보유하며 사적이익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혹제기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처장이 직무관련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처장의 배우자는 해당 기업의 주식을 20만주 넘게 대량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10월 12일 종가로 계산해보면 10억 원이 넘는 규모다"라고 지적했다.
이 처장과 배우자는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주식을 각각 6400주, 21만9136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기업은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이지만 음압병동 관련 기업과 마스크 소제 제조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강 의원은 "이들 기업은 이 처장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성이 아주 높은 기업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음압병실과 바이오클린룸의 경우 병원의 무균 수술실, 중환자실, 격리실 등에 사용되고 있기에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클린룸과 음압병실을 동일한 테마로 분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부임 시 백지신탁심사위에서 직무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검증받은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해당 주식은 식약처장이 되기 전에 구매했고 이후 신규취득한 사례가 없다. 또 처장으로서 어떤 이득을 취한 적이 없고 영향력을 발휘한 적도 없으며 지금도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이 ‘이 처장이 식약처장이 될 줄 알고 미리 해당 주식을 구입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유행을 예견할 수 도 없었다’며 이 처장을 거들기도 했다.
그러나 관련 의혹이 거세지자 이 처장은 "의혹 해소를 위해 나와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주식백지신탁심의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도록 하겠다. 참고로 올해 3월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대상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했고, 4월 정정 보도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감현장에 출석한 증인들의 증언도 눈길을 끌었다. 중고거래업체 ‘당근마켓’의 김재현 대표는 온라인상 의약품 중고거래 실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해 “기술적 보완을 통해 의약품 중고거래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지오영의 안희석 부사장은 공적마스크제도 종료 후 쌓인 4260만장에 달하는 재고 처치 문제에 대해 증언했다. 안 부사장은 “"정부에서 지정한 단가는 장당 평균 940원 정도"라며 "현재 마스크 공급 초과로 보건용 마스크의 가격이 홈쇼핑 등에서 700~800원까지 내려가 매입단가보다 낮아진 상황이라 재고분 처리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근 허가취소된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가 허가 과정에 대해서는 증인 두 명이 나와 허가과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김윤희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심사위원(진단검사학 전문의)은 "지난해 식약처 공무원들에게 허가에 심각한 오류가 있으니 허가를 취소해야한다는 메일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없다는 반응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관련해 길병원 박인근 교수도 "항암제는 1상 안전, 2상 종양반응, 3상 생존향상 결과를 거치는데, 3상에 실패한 약을 허가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허가 이유가 이오탁신 바이오마커를 후향적으로 분석해서 줬다고해서 특혜가 있을 수 있겠다고 봤다"고 밝혔다.
romeo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