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의사 공백' 우려되지만…추가 기회는 없다

정부도 '의사 공백' 우려되지만…추가 기회는 없다

국민 거부감 크고 형평성 고려해야, 의정협의체 논의 촉구

기사승인 2020-11-06 04:37:01 업데이트 2020-11-12 16:56:29
한국보건의료원국가시험원 실기시험장.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정부가 의대생 국가시험(국시) 재응시 문제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형평성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 기회는 없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의료인 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눈치다. 

한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5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의대생 국시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화가 없다”면서도 “보건당국 입장에서는 공보의 문제, 인턴 수급, 필수의료 공백 등의 문제들이 상당히 고민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올해 국시를 치르지 않을 경우 내년 3~4월 공보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현재 2800여명 정도의 공보의 일부가 내년 2월에 제대하면 이들이 근무하는 보건소, 응급의료기관, 한센병원 등에 인력이 비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부분에서도 인력 부족이 예상된다. 예컨대 서울대병원에서는 내과 전공의 1명이 업무과다를 우려하며 내년에 레지던트를 하겠다고 그만뒀다고 한다”며 “병원에서 인력이 부족해지면 곧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의료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재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 데에는 부정적인 국민 여론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1년도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의대생들이 젊은 혈기에 (정책을) 반대하고, 국시 거부를 했다고 해서 구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것은 옹졸한 처사”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추가적으로 (의대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에 대해 국민의 거부감이 아직도 상당한 상태”라고 답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의-정 합의가 이뤄진 후 정부가 국시 기간을 연장했지만 의대생들이 응시하지 않았다. 의사 말고도 국가시험이 많은데 거기에 응시하는 국민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1000만명이 넘을 수도 있어서 여러 애로가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국민들이 ‘그 정도 기회를 줬으면 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큰 애로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총리는 복지부에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시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한 상태다. 국가적 차원에서 봤을 때 의료인을 양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책임이기 때문. 

이와 관련해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국시 기간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응시를 하지 않은 것은 의대생들의 실책이다. 국민들이 형평성, 공정성 등으로 여러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대생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의-정협의체가 합의한 의료계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자성어에 수도동귀(殊塗同歸)라는 말이 있다. 가는 길은 다르나 이르는 곳은 같다는 뜻”이라면서 “우리(정부)는 국민을 보호하고 의사는 국민을 수호한다. 가는 길은 다르지만 환자 안전이라는 목적지가 같기 때문에 신속히 의-정협의체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