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13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신규 확진자가 치솟아 2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정부가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예견된 상황에서 크게 증가하지 않아 마스크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91명으로 지역발생 162명, 해외유입이 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서울 74명, 경기 36명, 인천 3명 등 수도권이 113명이다. 이는 수도권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이 이어지던 9월 4일 이후 70일만에 최다 기록이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개편한지 약 열흘만에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민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의 확산세에 대해 '충분히 예견됐던 결과'라고 했다. 새로운 거리두기 체제가 '코로나19 차단'이 아닌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개편된 만큼 어느 정도의 추가 확산은 예상됐던 점이라는 것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의 확산세는)어느 정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시기가 조금 빨랐다는 점은 있다. 앞으로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환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졌고, 기준이 완화되면서 일상생활이나 모임, 활동에 제약이 줄어든 영향이다. 사회가 돌아가면서 코로나19를 완전 차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정수준의 위험을 내포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성을 두고 거리두기 단계를 제시한 것인데 환자 수가 늘면 늘수록 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 확산 정도가 1.5단계 상향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겨울철에 접어들수록 더 큰 유행이 올 가능성이 높다. 의료체계 부담 등 지표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에서 1.5단계 격상 기준은 '1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가 수도권 100명 이상, 비수도권은 30명 이상(강원·제주는 10명)일 때 중환자 치료병상 등 다른 지표들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제시됐다.
아직 1.5단계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은 상태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11월 7∼13일) 동안 국내 하루 평균 환자 수는 109명이며,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75명, 충청권과 강원권이 각 9명, 호남권이 6.7명, 경남권이 5.6명으로 확인됐다. 관련해 충남 천안·아산, 강원 원주, 전남 순천 등 4개 지방자치단체는 이미 자체적으로 1.5단계로 격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 격상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 자연히 확진자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부가 발표했던 개편안에 부합하는지 정밀하게 따져보는 것"이라며 "1.5단계로 격상하려면 일주일 평균 수도권 확진자가 100명이 넘어야 한다는 기준에 충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개편안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이 기준을 깨버리면 방역정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최근 강원도의 초등학교에서 교감과 교장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타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등교 불안이 높아진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교수는 "해당 확진 사례는 학교 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교장 자격 연수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학교 안이 아닌 개인으로 확진된 것이라고 봐야한다"며 "아직까지 학교에서의 집단감염은 없었고, 학교의 경우 학교 재량으로 열고 닫을 수 있고, 교육책임자들이 어느 장소보다 보수적이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학생들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원도의 경우 관련 학교 24곳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바 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정부가 정한 기준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 미착용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면 철저히 단속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1.5단계로 격상하더라도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나빠질 일만 남았다. 앞으로의 대량 발생을 막는 것은 방역원칙을 얼마나 제대로 지키는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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