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올리고 4조 투입…1년간 보장률 ‘0.4%p’ 오른 이유

건보료 올리고 4조 투입…1년간 보장률 ‘0.4%p’ 오른 이유

의원급 ‘비급여 진료’ 원인, 관리강화 대책 추진

기사승인 2020-12-30 04:30:01 업데이트 2021-02-01 17:54:02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일명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을 위해 지난해에만 약 4조2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됐지만 보장률은 전년 대비 0.4%p 오른 64.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선택적 비급여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정책효과가 상쇄됐다며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서남규 의료보장연구실장이 29일 발표한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4.2%였고 법정 본인부담률은 전년 대비 0.1%P 오른 19.7%,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0.5%P 감소한 16.1%였다. 이에 작년 총 진료비는 103조3000억원이었으며, 이 중 건강보험자 부담금은 66조3000억원, 비급여 진료비는 약 16조 6000억원 발생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즉 지난해 건강보험 환자에게 총 100만원의 의료비가 발생했다면 64만2000원은 건강보험이, 35만8000원은 환자가 부담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12월까지 약 5000만명(과제 간 수혜자 중복 포함)의 국민은 약 4조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았다. 특히 환자가 전액을 부담하던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2조 6000억 원의 의료비 부담도 경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 실장은 “지난해 보장률은 전년대비 0.4%p 상승했고, 비급여는 0.5%p 감소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이 어느 정도는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2019년 정책 시행에 투입된 예산은) 당초 계획된 예산 5조원의 83.2%인 4조2000억원이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는 2022년까지 보장률 70%를 달성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따라 잡기에는 정책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정책 시행 첫해인 2018년 보장률은 63.8%로 전년 보다 1.1%P 올랐는데, 지난해에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 재원 마련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연평균 3%대로 인상해오고, 내년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도 현행 6.67%에서 6.86%로 오를 예정이어서 목표 미달성시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는 동네의원이나 요양병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통증‧영양주사 등 주사료, 재활‧물리치료료 등의 비급여 진료가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저가의 ‘선택적 비급여’ 진료를 억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국민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병실(2·3인실) 급여화, 비뇨기·하복부 초음파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동네병원 2․3인실과 응급실․중환자실 분야, 난임치료시술 등 건강보험 지원 등에 나선 결과, 지난해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보장률은 64.7%로 전년 대비 1.6%P 상승한 반면, 요양병원과 의원급은 각각 -1.3%P, -0.7%P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보장률은 57.2%에 불과했고,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23.8%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비급여를 종별로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근골격 MRI, 심장 초음파 등 의학적으로 필요해 급여화 예정인 비급여 항목들이 상당수였는데, 의원급은 선택적 속성이 큰 영양주사, 도수치료 등의 비급여 항목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 실장은 “2018년도에는 큰 규모의 고가의 비급여를 급여화하고 관리해왔으나, 2019년도에 회수된 비급여는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2018년도 말에 추진된 급여 정책효과가 지난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 효과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보장률이 올라간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재활 및 물리치료료, 주사료 등 주로 선택적인 속성이 강한 비급여가 증가해서 정책 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의원급에서 발생하는 저가의 선택적 비급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현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은 2022년까지 추진되도록 계획돼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정책 추진과 병행해서 비급여 관리대책이 실효성을 보인다면 상당한 수준의 보장률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정책 시행을 위해 당초 6조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12월 말까지 봤을 때 전체 83% 정도인 5조1000억원이 지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비급여 관리 종합대책에는 ▲선택 비급여를 포함한 모든 비급여의 현황 파악 ▲병원에서 제각각으로 발생하는 항목들의 표준화 ▲비급여 성격에 따FMS 가격공개 관리, 질 관리, 평가 ▲비급여 가격공개 의원급으로 확대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사전설명 제도 도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범위 확대 및 비급여 진료 전 사전설명제도 도입을 위해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공개에 관한 기준’ 및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 지침’ 개정안을 지난 21일 행정예고한 바 있다.  

서 실장은 “비급여 증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어서 조만간 발표될 ‘비급여 관리 종합대책’에 관련 내용들이 포함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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