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이스라엘, 美워싱턴DC서 33년 만에 회담…“직접 협상 합의”

레바논·이스라엘, 美워싱턴DC서 33년 만에 회담…“직접 협상 합의”

기사승인 2026-04-15 07:29:28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인 레바논 남부 빈트 즈베일에서 작전중인 이스라엘 군인들. 이스라엘군 제공 

이스라엘 건국 이후 사실상 전쟁 상태를 이어온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직접 협상을 하는 데 합의했다.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 함께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이번 회담은 1993년 이후 처음 이뤄지는 양국 간 회담으로,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열렸다.

이번 회담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가 개회에 참석했다. 협상은 미셸 이사 주레바논 미국대사,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가 주도했다.

2시간 정도의 회담 후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상호 합의된 시기와 장소에 직접 협상을 개시하는 데 모든 당사자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미국은 양국의 이 역사적 이정표를 축하하고 향후 논의를 지지한다”면서 “포괄적인 평화협정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대행위 중단에 대한 어떤 합의도 반드시 미국의 중재를 통해 양국 정부 간에 도출돼야 하며 별도의 경로를 통해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 휴전은 미국과 이란 간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회담에서는 이스라엘·레바논 간 휴전과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장기적 무장해제, 양국 간 평화협정 체결이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는 즉각 반발했다. 헤즈볼라 고위급 안보 관리인 와피크 사파는 AP통신에 이번 회담에서 이뤄지는 어떤 합의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이 대거 이동한 레바논과 사실상 전투 상태를 지속했다. 헤즈볼라는 단순한 무장조직이 아니라 레바논 의회에 상당한 의석을 보유한 정파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도 연계돼 있는 사안이다.

프랑스와 영국을 포함한 약 20개국의 유럽 및 서방 국가는 공동성명을 통해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회담을 지지하며 양측에 “미국·이란 휴전이 제공한 기회를 붙잡으라”고 촉구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