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진료 플랫폼 단체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27일 회원사인 닥터나우·나만의닥터·솔닥·굿닥 플랫폼에서 비대면진료를 하는 의사 1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원산협은 정부가 비대면진료 본 사업 시행과 함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규 환자 처방일수 7일 제한 △처방 가능 의약품 범위 제한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비율 30% 상한 등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원산협은 신규 환자 처방일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치료 연속성이 끊기고, 환자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대면진료에 비판적인 의료계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안이 오히려 기준을 완화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초진 환자 대상 최대 7일 처방 제한안을 두고 일부 의사들은 비대면 초진 환자에게도 최대 일주일치 약 처방을 허용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초진 환자에게 평균 3일치 약을 처방하는 대면진료보다 더 넓은 범위의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보조적 수단인 비대면진료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대면진료를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관련 법 취지”라며 “의사가 제한된 정보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초진 환자 처방일수를 7일로 제한하는 방안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초진 환자는 증상이 어떤 질환과 연관 있는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7일 이상 처방이 필요할 정도라면 비대면진료보다 직접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비대면진료를 통해 7일 이상 처방을 받으려는 환자들은 경증 질환자가 아니라 비급여 진료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감기나 설사 같은 경증 질환은 장기 처방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가 초진 환자 대상 처방 제한 규제안에 반발하는 배경에도 탈모 등 비급여 진료 수요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약사 A씨는 “약국에 접수되는 처방전을 보면 감기나 설사 같은 경증 질환은 대부분 3일치 처방”이라며 “연휴처럼 병원을 다시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7일치 처방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초진 환자에게 30일 이상 장기 처방이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탈모약이나 피부과 약”이라며 “경증 질환 중심이라고 하면서 왜 초진 환자 장기 처방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폭넓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정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에게만 의견을 들을 경우 진료 현장과 괴리된 규제안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내과의사 B씨는 “같은 의사라도 비대면진료에 대한 입장이 크게 다를 수 있다”며 “정부가 하위법령을 정비할 때 단순히 직역으로 구분하기보다 실제 비대면진료 참여 경험이 있는 의사들의 의견을 함께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쪽 의견만 반영되면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현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정부가 균형 있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