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불법 유출 ‘징벌적 과징금’…AI로 이상징후 실시간 탐지

마약류 불법 유출 ‘징벌적 과징금’…AI로 이상징후 실시간 탐지

식약처, 마약류 중대 위반업자 명단 공개
졸피뎀·프로포폴 투약이력 확인 강화
마약류 신고 보상금 대상 확대

기사승인 2026-06-18 10:30:03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상시 감시망을 구축한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취제 특별단속에 나서는 한편, 중대 위반업자에게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 수위도 높일 방침이다.

식약처는 엄정한 제재와 현장 감시, 예방·재활 정책을 아우르는 ‘하반기 마약류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식약처는 마약류 목적 외 사용과 불법 유출 등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추진한다.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넘어서는 경제적 책임을 부과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의료용 마약류 도난뿐 아니라 불법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마약류 취급자가 종업원을 지도·감독하도록 의무화한다. 의무를 위반했을 때 행정처분은 기존 업무정지 1개월에서 3개월로 강화한다. 병·의원 관계자 등은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불법 취급이나 오남용 의심 사례를 신고할 수 있다. 내부 공익신고자의 신원과 비밀도 보호한다.

불법 유출 등 중대한 위반행위를 저지른 마약류 취급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제도도 추진한다. 위법행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마약류 범죄 신고 보상금 지급 대상도 넓힌다. 현재는 범죄가 적발되기 전에 신고하거나 범인을 검거한 경우에만 최대 3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범죄가 드러난 뒤라도 범인 검거에 필요한 중요 단서를 제공하거나 수사에 협조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마약류 범죄에 신분 비공개 수사와 위장 수사 기법도 도입한다. 관련 개정법은 2027년 5월27일부터 시행된다.

식약처는 올해 안에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을 구축할 계획이다. K-NASS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취급보고 자료와 관계기관 정보를 분석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유통 가능성을 예측·탐지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분석요원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해 감시 대상을 선정하는 데 2~3주가 걸렸다.

K-NASS가 도입되면 필요한 자료를 자동으로 추출해 3일 이내 감시에 착수할 수 있다. AI가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기능도 도입한다. 연간 2~3회 실시하던 모니터링을 365일 상시 감시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취제에 대한 특별감시도 강화한다. 식약처는 7월1일 특별사법경찰과 지방정부 마약류감시원, 의료감시원 등으로 구성된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을 출범한다.

특별감시단은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를 비롯해 페티딘과 케타민의 오남용·불법 유출 여부를 연말까지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식약처 특별사법경찰이 직접 수사에 나선다.

동물병원의 의료용 마약류 관리도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동물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할 경우 동물 소유자나 관리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2026년 하반기 마약류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2026년 하반기 마약류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환자의 과다·중복 처방을 막기 위한 투약이력 확인 대상도 확대한다. 졸피뎀은 이달부터, 프로포폴은 오는 8월부터 처방 전 투약이력 확인 권고 대상에 포함한다. 처방 소프트웨어와 의료쇼핑 방지정보망을 연계해 의료진이 환자의 최근 1년간 투약 이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오는 12월24일부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활용해 처방 당일의 마약류 처방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예방교육은 강의 중심에서 뮤지컬과 미술활동 등 체험·참여형 방식으로 다양화한다. 대학가의 마약류 예방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대학생 예방활동단 ‘용기한걸음 메아리’도 지난해 20개에서 올해 40개로 확대 운영한다.

마약류 투약사범의 중독 수준을 평가해 맞춤형 치료와 재활을 제공하는 ‘사법-치료-재활 연계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선도조건부 기소유예자까지 중독 수준 평가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평가 참여자는 2024년 160명에서 지난해 192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월까지 116명이 참여해 월평균 인원이 23명으로 늘었다.

중독 회복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직업재활 사업도 확대한다. 식약처는 직업교육과 일자리 지원기관을 연계한 시범사업에서 취업 성공 사례가 확인된 만큼, 하반기에는 참여 기관과 대상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식약처는 올해 상반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사용 현황을 토대로 프로포폴 등 마취제와 식욕억제제의 오남용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307곳을 점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규모다. 점검 결과 75곳을 수사 의뢰하고, 39곳에 대해선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또 의료용 마약류 의료쇼핑을 막기 위해 의사가 처방 전 환자의 투약 이력을 확인하도록 하는 대상 성분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4년 6월 펜타닐에 의무 적용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12월 식욕억제제를 권고 대상에 포함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불법행위를 실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치밀한 집중 단속, 수요에 맞춘 예방·재활 정책을 연결해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며 “국민이 마약류 오남용 위험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일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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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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