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응급실 사망사건 의료진 검찰 송치…의협·대전협 “전공의에 책임 전가”

대구 응급실 사망사건 의료진 검찰 송치…의협·대전협 “전공의에 책임 전가”

의협·대전협 잇따라 반발
“개인 과실 아닌 응급의료체계 문제”

기사승인 2026-06-19 11:25:27 업데이트 2026-06-19 11:40:49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실 앞에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실 앞에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대구 응급실 미수용 사망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당시 근무 의료진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을 두고 의료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회는 사건 원인을 개별 의료진의 판단이 아닌 응급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며 특히 전공의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2023년 대구에서 발생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이다. 당시 17세 여학생은 추락 사고로 중상을 입은 뒤 119구급대를 통해 여러 병원에 이송을 시도했지만 수용 병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결국 숨졌다.

경찰은 수사 끝에 당시 응급실에 근무했던 의사 2명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응급환자 수용 여부는 응급실 의사 한 명의 의지만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술 가능 여부와 중환자실 병상, 배후 진료과 대응, 기존 응급환자 진료 상황 등이 모두 갖춰져야 안전한 수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의협은 “경찰이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과 구조적 한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사후적 결과만을 근거로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또 “송치된 의사 2명 가운데 1명은 당시 수련 과정에 있던 전공의였다”며 “결정권을 갖지 못한 전공의에게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19일 성명을 내고 검찰 송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대전협은 응급실 미수용의 본질은 개별 의료진의 태만이나 악의가 아니라 배후 진료 역량의 고갈과 왜곡된 의료전달체계가 누적돼 만들어진 ‘시스템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특히 수련 과정에 있는 피교육자 신분의 전공의에게 구조적 문제의 형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전공의는 병원의 인력과 시설을 운용할 최종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최일선에서 환자를 맞이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처벌의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단체는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의료진 개인의 책임으로 접근하기보다 응급의료체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협은 배후 진료 인프라 확충과 인력 확보, 합리적 보상, 법적 보호장치 마련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정부와 국회에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전가를 중단하고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과 법적 보호를 국가가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의료분쟁조정법에 필수·응급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면제 규정을 명문화하고 전문가 중심 판단기구를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번 검찰 송치를 둘러싼 의료계 반발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잇따라 유감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응급의학과 전공의들도 이날 오후 4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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