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CAR-T 우선, 한국은 항암제부터…“예스카타 접근성 개선 필요”

해외는 CAR-T 우선, 한국은 항암제부터…“예스카타 접근성 개선 필요”

NCCN 가이드라인 최고 수준 권고
“치료제 존재해도 쓸 수 없다면 실질적 기회 아냐”

기사승인 2026-06-24 15:34:22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예스카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예스카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의 2차 이상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제인 ‘예스카타’(성분명 악시캅타젠실로류셀)의 조기 치료 필요성이 제기됐다.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예스카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DLBCL은 재발·불응 시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치명적인 질환이기에 2차 치료 단계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하는지가 장기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DLBCL은 공격성 비호지킨 림프종의 대표 아형으로, 전체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30%를 차지한다. 2022년 기준 국내 비호지킨 림프종의 연간 발생 환자 수는 약 6000명으로, DLBCL 연간 발생 환자 수는 약 24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체 비호지킨 림프종의 약 60%를 차지하는 공격성 림프종은 암이 빠르게 성장하고 전이되는 특성으로 인해 신속한 항암치료가 요구된다.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후 재발한 환자의 경우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불과 6개월에 불과하다.

환자들의 신체적·심리적 어려움은 크다. 한국혈액암협회가 DLBCL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78.3%는 ‘재발·불응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큰 심리적 어려움으로 꼽았다. 또 61.7%는 치료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삶의 질 저하’를 꼽았다. 재발 또는 불응을 경험한 DLBCL 환자들이 반복적 치료로 느끼는 심리적 부담은 82.8점, 삶의 질 하락 79.3점, 경제적 부담 65.5점으로 평가됐다.

치료가 까다로운 DLBCL은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CAR-T 치료제인 예스카타를 허가하며 혁신적인 치료 길이 열렸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만든 세포 기반 유전자 치료제다.

예스카타는 1차 화학 면역요법 치료 이후 12개월 이내 재발·불응하는 DLBCL 및 2차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불응하는 DLBCL, 원발성 종격동 B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의 치료에 허가됐다. 환자의 T세포에 B세포 표면 단백질 CD19(림프종의 대표 표적)를 인지하는 유전 정보를 주입한 뒤 이를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 CD19를 발현하는 암세포를 인식·사멸시키는 기전이다. PMBCL도 희귀 혈액암으로 독특한 임상·조직학적 특성 때문에 DLBCL과 구분되는 별도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예스카타는 DLBCL 2차 이상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CAR-T 치료제이지만, 사용은 제한적이다. DLBCL의 1차 치료에는 단일클론 항체를 병용한 항암화학요법인 R-CHOP(리툭시맙,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이 사용된다.

R-CHOP은 약 50% 환자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30~50%는 불량한 예후 인자로 인해 치료에 불응하거나 암이 재발한다. 2차 치료로 고용량 항암화학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ASCT)을 고려할 수 있으나 환자의 체력 부담이 커 고령 또는 전신 상태가 저하된 환자는 사용이 어렵다.

DLBCL 2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치료 옵션도 제한적이다. 효과가 입증된 혁신적인 치료제의 조기 사용 필요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윤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급여가 등재된 재발·불응성 DLBCL의 2차 치료는 오래된 세포독성항암제 기반의 구제항암요법으로, 특히 재발·불응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2년 생존율이 20%에 불과하다”며 “기존 치료로 충분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장기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적시에 활용할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예스카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예스카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
해외 진료 가이드라인과 국내 치료 환경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교수는 “과거에는 환자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젊고 건강한지, 아니면 이식이 어려운 환자인지를 먼저 파악해 치료했는데, 선진국들에 CAR-T 치료가 도입된 이후에는 환자가 CAR-T 치료받을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하는 구조로 변화했다”며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치료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진료지침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도 “미국암종합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예스카타는 DLBCL 2차 치료의 가장 높은 권고 수준인 카테고리1 옵션이자 3차 이상 치료의 선호요법으로 권고되고 있다”면서 혁신 치료의 가치가 저평가돼선 안 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예스카타는 허가받았기 때문에 비급여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치료비가 지나치게 높아 환자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며 “그것은 이솝우화에서 여우가 두루미에게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내어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치료제가 국내에 존재하고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더라도 비용 때문에 환자가 접근하지 못한다면 실질적으로 치료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러한 부분은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며 “예스카타가 기존의 구제항암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와 생존 이득을 입증한 치료제인 만큼, 고위험 환자의 표준치료 과정에 실제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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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