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실·2관·8과’ 복지부 ‘지필공’ 조직 출범…지역필수의료 위기 해소할까

‘1실·2관·8과’ 복지부 ‘지필공’ 조직 출범…지역필수의료 위기 해소할까

지역필수의료정책관·공공의료정책관 신설
“조직은 수단이지 성과 아냐”
기대와 우려 공존…“국민 체감 성과 창출”

기사승인 2026-07-15 06:00:06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을 총괄할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이하 지필공실)을 신설하고 ‘1실·2관·8과’ 체계를 출범시켰다. 이른바 ‘지필공’ 정책의 추진력을 높이고, 지역의료 붕괴와 응급실 미수용 문제 등을 해결한다는 목표다. 조직의 몸집은 커졌지만 예산과 권한, 인력 확충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기존 조직을 재배치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3월 ‘필수의료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추진체계 정비에 나섰지만, 시민사회와 의료현장은 새 조직의 규모보다 정책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 구조가 명확한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복지부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1실·1관·5과·2팀이 신설되고 인력 29명이 증원된다. 개편된 조직은 관보 게재와 공포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21일부터 운영된다. 신설된 지필공실은 필수의료 종합계획 수립과 지역·공공의료 인력 양성, 국립대학병원 육성 등을 추진한다.

산하에는 국장급 조직인 ‘지역필수의료정책관’과 ‘공공의료정책관’을 뒀다. 지역필수의료정책관 담당 부서는 △지역필수의료총괄과 △지역의료정책과 △필수의료정책과 △지역의료인력양성과를 설치했다. 공공의료정책관에는 △공공의료정책과 △국립대병원정책과 △응급의료과 △재난의료정책과를 꾸렸다.

기존 보건의료정책실은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자원, 의료안전망 등 보건의료 제도 중심으로 개편한다. 보건의료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장급 조직인 ‘의료자원정책관’을 신설한다. ‘의료체계혁신과’도 마련해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 지정, 의료 질 평가, 의료전달체계 혁신 시범사업 등을 총괄하도록 했다. ‘비급여관리팀’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중점 관리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등 국정과제를 체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보건복지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역의료인력양성과’ 신설…“인력의 실체 뒤따라야”

다만 시민사회와 의료계는 조직 확대만으로 지역·필수의료 위기가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새로 만들어진 부서와 증원된 인력이 기존 정책을 조정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현장에서 체감할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의료 인력 부족 문제는 조직 신설보다 구체적인 인력 배치와 정착 대책이 관건으로 꼽힌다. 지역의료인력양성과가 신설됐지만, 실제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느 지역과 진료과에 배치할지에 대한 세부 계획은 향후 과제로 남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논평을 통해 “그동안 보건의료정책관, 필수의료지원관, 공공보건정책관 등에 분산돼 있던 정책을 하나의 실로 통합한 것은 정부가 지역의료 격차와 필수의료 위기를 개별 사업이 아니라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라면서도 “조직은 수단이지 성과가 아니다. 실·관·과를 신설하는 것만으로 지역의료 공백과 공공병원의 위기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직 개편이 실제 의료개혁으로 이어지려면 현장에서 작동할 정책과 재정, 인력의 실체가 뒤따라야 한다”며 “적정 인력 기준의 법제화와 실제 정원 확보는 이번 개편의 실효성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다”라고 말했다.

의료전달체계 혁신조직의 상설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포괄 2차 종합병원, 필수특화병원 등을 담당할 의료체계혁신과가 최대 1년 운영되는 자율기구로 설치된 점을 한계로 지목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전달체계 개편은 의료기관의 기능과 보상을 전면 재설계하는 중장기 과제이지 한시조직에 맡길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의 우선순위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1월부터 운영되는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완화하는 핵심 재정 기반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특별회계를 통해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강화하고, 공공의료기관에 우선 투자하되 사업 방향과 내용은 지역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여러 부처 조정·예산 확보 과제

응급실 미수용 문제 역시 응급의료 부서 하나를 강화하는 방식만으로 풀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환자 전원 조정체계와 병원 간 역할 분담을 함께 손보지 않으면 일명 ‘전화 돌리기’와 장거리 이송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회장은 “‘지역·필수·공공의료’라는 표현부터 서로 성격이 다른 개념을 한데 묶은 데다, 무엇을 필수의료로 볼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조직 확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필공실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서울의 한 응급의료센터 안으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응급의료센터 안으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응급의료는 복지부뿐 아니라 소방청,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 부처와 기관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지필공실이 이들을 조정할 실질적인 권한 없이 관련 예산을 집행하는 역할에만 머문다면 응급의료체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복지부 내부 조직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여러 기관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응급의료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독립시키고, 최소한 응급의료청에 준하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며 “현장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정부가 정책과 예산을 통해 의료기관을 통제하려는 태도부터 내려놓아야 한다”고 짚었다.

지필공실이 여러 부처와 기관을 조정할 권한, 지역별 의료자원을 연계할 구체적인 계획, 현장 의견을 독립적으로 수렴할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복지부의 몸집만 키운 조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기존에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던 관련 업무를 한곳에 모았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정책 추진 의지를 보여줬고, 컨트롤타워가 이전보다 명확해졌다는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도 “지필공 정책을 추진하려면 상당한 재정이 필요한데, 예산 편성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를 설득해야 한다. 결국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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