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현장에서 아픈 아이들의 학습 단절을 막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소아암 환아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외래치료와 가정요양을 오간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수업을 받는지, 원적학교와 병원학교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교육 공백은 쉽게 발생한다.
교육부는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병원 안 학급에서 이뤄지는 ‘대면수업’, 실시간 화상수업과 온라인 학습을 활용한 ‘원격교육’, 특수교사가 학생을 직접 찾아가는 ‘순회교육’을 치료 여건에 맞춰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병원학교·교육청 간 협력을 통해 학생의 학업이 가능한 한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료 이후 학교 복귀는 아이가 다시 교실에 앉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친구들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 자기 몸 상태를 주변에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건강장애학생의 학교 복귀를 단순히 등교를 재개하는 것으로 보지 않고 학생이 학교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원적학교 복귀 뒤에도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이 치료를 마친 이후에도 건강 상태에 따라 일정 기간 원적학교 수업과 병원학교 또는 원격교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학생이 자신의 속도에 맞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학교 현장에서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의 요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병원학교, 원격수업, 순회교육, 원적학교 지원이 따로 존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연속된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원 중에는 병원학교, 퇴원 뒤에는 원격교육,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순회교육, 회복 단계에선 원적학교 수업 병행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의 기본 방향은 학생이 치료 과정에서도 원적학교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치료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학교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을 연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병원학교·원격교육·순회교육·원적학교가 긴밀히 협력하는 지원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건강장애학생이 질병으로 인해 교육 기회를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몰리는 지역 소아암 가족들
소아암 환자와 가족들은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특히 지역에 소아혈액종양 전문의가 없는 곳에 거주하는 가족은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소아혈액종양 전문의 67명 중 35명이 서울에서 진료하고 있다. 그 밖의 지역은 1~3명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광주와 충북, 제주는 전문의 1명만 두고 있다. 울산과 강원, 경북은 단 1명의 전문의도 없다.

현재 소아청소년암거점병원은 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국립암센터로 지정돼 있다. 이에 더해 복지부는 올해 아주대병원을 신규 선정했다. 장 과장은 “전문인력 확보와 최신 시설·장비 확충을 통해 지역의 소아암 진료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며 “환자와 가족이 거주지 인근에서 진단, 치료 및 사후관리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진료체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어떻게 살아가게 할 것인가
오래 병원을 오가며 생긴 학습 공백, 약해진 체력, 치료로 달라진 외모, 친구들과 멀어진 관계, 암 재발과 합병증에 대한 공포는 아이들의 삶을 평생 따라다닌다. 정부는 치료 중 학업 지속, 심리·사회적 회복, 가족의 돌봄 부담까지 고려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했다.

장 과장은 “여러 고려 사항을 정책 성과지표로 설정하기 위해선 외부 요인의 영향, 지표의 타당성 및 측정 가능성, 자료 수집 체계 구축, 교육·보건복지 연계방안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와 전문가 및 현장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소아암 생존율이 높아질수록 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얼마나 살릴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살아가게 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아이들이 병을 견딘 뒤에도 사회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의료와 교육, 복지의 연결망을 촘촘히 만드는 일이 다음 과제다.
정부는 향후 소아청소년 암생존자 가족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장 과장은 “복지부는 소아청소년 암생존자 통합지지사업 수행기관을 중심으로 교육청, 학교, 보건소 등과 협력해 소아청소년 암생존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실무자 대상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학교생활 적응과 심리·정서적 지지에 필요한 교육·자료 제공 및 인식 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복지·고용 등 관계 부처와 기관과의 협력 기반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소아암 치료 성과가 높아지면서 아픈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장기 입원과 반복되는 치료를 견디는 동안 아이들의 배움은 멈추고, 학교와 친구들에게서 멀어진다. 병원학교와 원격수업이 교육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충분한 학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를 마친 뒤 원래 학교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온전한 지원도 없다. 아프다는 이유로 아이가 배움과 미래에서 멀어져서는 안 된다. 아픈 아이들의 투병이 진정한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8편에 걸쳐 묻는다. [편집자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