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약처는 지난 6일 디옥타헤드랄스맥타이트 성분 제제의 소아 관련 효능·효과를 삭제했다. 제조 원료의 납 노출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소아에서의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허가사항 변경 직후 의료 현장은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포타겔과 스멕타 등 디옥타헤드랄스맥타이트 성분 제제가 오랫동안 소아 설사 환자에게 사용돼 왔지만, 갑작스럽게 소아 적응증이 삭제되면서 대체 약제와 공급 상황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식약처는 대한약사회와 회의를 열고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회의에서는 약국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대체 약제 안내와 공급 상황, 건강보험 적용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는 기존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던 약제의 소아 적응증이 갑자기 삭제된 만큼 일정 기간 급여 적용을 유지하는 방안을 건의했고, 식약처도 관계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허가사항 변경은 앞으로 관련 단체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허가사항 변경 과정에서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식약처와 논의를 통해 약국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기 혼란은 다소 진정됐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A씨는 “기존에 가장 많이 사용하던 약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재는 하이드라섹(성분명 레카도트릴) 등 다른 약제로 처방을 전환하고 있다”며 “당장은 대응하고 있지만 선택지가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허가사항 변경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대체 약제 확보와 현장 안내 체계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약국가도 식약처의 후속 논의에는 의미를 두면서도 준비 과정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 B씨는 “약사회와 식약처가 뒤늦게 논의를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허가사항 변경처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은 시행 전에 약국과 의료기관이 준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선행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 약제가 무엇인지, 공급은 충분한지, 기존 재고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안내가 함께 이뤄졌다면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사들은 허가사항 변경 자체보다 후속 조치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소아용 지사제의 적응증을 삭제했다면 대체 약제와 연령별 사용 기준, 공급 상황 등에 대한 안내도 함께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 C씨는 “이번 사태는 특정 지사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소아 의약품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 사례”라며 “시장성이 낮은 소아 의약품은 안전성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큰 만큼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