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수주가 끌어올린 삼성바이오 2분기 실적…하반기 ‘노사 리스크’ 변수

환율·수주가 끌어올린 삼성바이오 2분기 실적…하반기 ‘노사 리스크’ 변수

풀가동·고환율에 날았다…매출 1조3209억원
록빌 공장 매출 가세…연간 성장률 목표 상단 ‘청신호’
펩타이드·ADC까지…글로벌 CDMO 확장 가속

기사승인 2026-07-24 06:00:07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송도 1~4공장 풀가동과 우호적인 환율에 이어 미국 록빌 공장의 매출 기여가 확대되면서 연간 매출 성장률 목표 상단 달성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하지만 노조 파업 피해가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생산 차질과 관련 비용이 실적 감소폭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8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1조3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늘었다. 순이익은 4307억원으로 29.1% 증가했다.

회사는 1~4공장의 전면 가동과 우호적인 환율 상황 등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5공장과 미국 록빌 생산시설의 본격적인 매출 인식에 앞서 관련 비용이 선반영됐음에도 영업이익률은 40%대를 유지했다.

총 6만ℓ(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인 록빌 공장은 지난 3월 인수해 올 2분기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록빌 공장을 가동해 연간 25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록빌 공장 매출이 회사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올 3분기부터다.

창사 이후 누적 수주 건수는 위탁생산(CMO) 115건, 위탁개발(CDO) 176건이다. 누적 수주액은 217억달러로, 한화 약 3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6조8190억원의 수주를 따내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15~20%를 제시한 바 있는데, 현재 실적 흐름을 고려하면 가이던스 상단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호적인 환율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수주 대금 대부분을 달러로 받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501.6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1.39원보다 7.2%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다우존스 베스트 인 클래스 월드지수((DJBIC)에 5년 연속 편입돼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관리 역량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며 “ESG 보고서도 발간하는 등 ESG 경영 측면에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노조 파업 피해액, 3분기 실적 반영 주목

올 2분기는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문제는 3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조3784억원, 6219억원이다. 전년도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9%, 영업이익은 14.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도 지난해 5744억원에서 올해 4970억원으로 13.4%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월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월22일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앞에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제공
여기에 지난 4~5월 이뤄진 노조의 부분·전면파업으로 인한 피해액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4월 말 60여명 규모의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5월1일부터 5일까지 조합원 약 2800명이 참여한 전면 파업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의 준법투쟁을 이어갔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정제하는 방식으로 생산돼 365일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요하다. 공정이 중단되거나 차질이 발생하면 수개월간 진행된 생산분이 한순간에 전량 폐기될 수 있다. 노조 전면파업으로 인한 피해액은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해당 물량이 애초 3분기 실적으로 인식될 예정이었던 만큼 파업 영향도 3분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5월 초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관련 비용은 3분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파업 관련 비용과 성과급 책정 부담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노사관계도 변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를 탈퇴하고 독자 노조로 전환했다. 그동안 삼성바이오 노조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 등 주요 계열사 노조와 함께 초기업노조 산하 지부로 활동했다.

노조의 독자 노선 전환은 회사와 직접 교섭하며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인데,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성장 가능성 ‘활짝’…펩타이드 글로벌 생산능력 확보

노사 갈등 불씨가 꺼지지 않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회사는 최근 스위스 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를 마무리하면 ‘펩타이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지난 1996년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스위스 바르(Baar) 기반의 전문기업이다.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개발·생산실적만 1000건이 넘는다. 현재 그룹은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 6개 생산거점과 R&D센터를 운영 중이며, 전문인력만 1500여 명에 달한다.

인수액은 14억6000만스위스프랑, 한화 약 2조7062억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대 최대 해외 인수합병(M&A) 기록이다. 지주회사인 드라우프니르홀딩의 보유 주식 55.65%를 포함한 지분 전량을 오는 11월30일까지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아미노산을 짧게 연결한 물질인 펩타이드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등 비만 치료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은 2026년 55억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0%씩 성장해 2035년 291억4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펩타이드 생산시설을 록빌 생산시설과 연계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별 공급망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연내 인수를 마무리하면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역량까지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지난해 ADC 전용 시설을 가동하며 삼성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차세대 모달리티 생산거점인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도 확보했다.

회사는 추가로 해외 사무소 개설 계획도 있다. 미국 뉴저지와 일본 도쿄에 판매 거점을 운영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네덜란드에 추가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대해 “생산능력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거점 확보 등 회사의 3대 성장축을 모두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글로벌 CDMO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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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