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8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1조3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늘었다. 순이익은 4307억원으로 29.1% 증가해 시장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인천 송도 1~4공장의 풀가동과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이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5공장과 록빌 공장의 초기 가동 비용이 먼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보다 2.6%p 하락한 44.4%를 기록했다.
5월 ‘노조 파업’ 3분기 실적 변수
증권가는 지난 5월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생산이 이뤄지지 못한 물량은 약 20개 배치, 매출 기준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만 생산 일정 재조정을 통해 상당 부분이 4분기 매출로 이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파업에 따른 매출 차질이 반영되며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생산 일정 조정을 통한 4분기 재인식과 우호적인 환율 효과를 고려하면 실적 영향은 시장 우려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 6만ℓ(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인 록빌 공장은 지난 3월 인수해 올 2분기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록빌 공장을 가동해 연간 25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파업에 따른 일부 생산 차질의 영향이 있겠으나 록빌 공장의 매출 인식과 5공장의 매출 기여 확대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록빌 공장의 생산 기여분과 이연된 배치 생산 반영 여부에 따라 실적 추정치가 상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생산 차질 물량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되지만, 생산 일정 재조율을 통해 회복될 전망”이라며 “미국 록빌 공장 연결 실적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을 기존 15~20%에서 상단인 20% 수준으로 구체화했다. 일부 증권사는 현재 전망에 록빌 공장의 4분기 생산 실적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추가 상향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폴리펩타이드 인수 ‘승부수’…“수익성 부담 확인해야”
다만 주가의 추세적인 반등을 위해선 신규 대형 수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확정 신규 수주 증가액은 약 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둔화했다. 회사는 현재 약 26억달러 규모의 비구속적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창사 이후 누적 수주 건수는 위탁생산(CMO) 115건, 위탁개발(CDO) 176건이다. 누적 수주액은 217억달러로, 한화 약 32조원에 달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수주 부진은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으로 판단한다”며 “통상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가 약 12개월의 논의를 거쳐 계약으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지연됐던 수주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객 문의 회복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장기 공급계약 논의는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주가 재평가를 위해선 신규 대형 수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짚었다.
증권가는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바꿀 핵심 변수로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스위스 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를 마무리하면 펩타이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셈이다. 아미노산을 짧게 연결한 물질인 펩타이드는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등 비만 치료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인수액은 14억6000만스위스프랑, 한화 약 2조7062억원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역대 최대 해외 인수합병(M&A) 기록이다. 지주회사인 드라우프니르홀딩의 보유 주식 55.65%를 포함한 지분 전량을 오는 11월30일까지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5개국의 6개 생산·연구 거점과 1000건 이상의 펩타이드 개발·생산 경험을 확보한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생산능력 확장이 중심이었던 ‘삼성바이오 1.0’에서 미국 생산거점과 펩타이드로 영역을 넓히는 ‘삼성바이오 2.0’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펩타이드는 생산시설이 부족한 데다 연간 20~30% 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수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자금조달과 수익성 부담을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약 2.2%로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크게 낮다. 6공장과 송도 제3캠퍼스 투자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폴리펩타이드 매출이 반영되는 2027년부터 연결 영업이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인수 이후 생산기술 개발과 인력 정비, 설비 투자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단기 실적 변동보다 생산지역과 사업영역 확장에 무게를 뒀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노사 합의 지연과 수주 불안감은 있지만, 올해 실적 전망 달성에는 무리가 없다”며 “글로벌 생산기지와 모달리티 확장에 따른 중장기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일제히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신한투자증권의 180만원부터 DB증권·NH투자증권의 220만원까지 형성됐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