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 엑손 14 결손 변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KI) 급여 옵션이 부재해 환자 접근성이 제한적이었던 비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이 ‘텝메코’(성분명 테포티닙)의 등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까지 적용돼 환자 부담도 덜었지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가 제한적이어서 검진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지연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텝메코 급여 1주년 기념 미디어세션 발표를 통해 “텝메코에 급여가 적용되면서 지난 1년간 국내 희귀 폐암 치료 환경도 괄목할 만한 변화를 맞이했다”며 텝메코의 조기 적용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 등 병리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전체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조기에 진단해 수술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MET 변이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비정상적인 MET 신호는 암세포 증식, 생존, 침입 및 전이를 증가시켜 종양 성장을 촉진한다. 미국의 경우 전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3~4%가 MET 변이 환자이며, 국내에서도 유사한 비율로 나타난다.
MET 변이는 공격적인 특성으로 인해 다른 항암 치료에서도 내성을 일으키며 뼈·간·뇌 전이 등 예후가 나쁘다. 특히 MET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약 40%가 뇌병변과 연관돼 있으며, 전체 생존기간도 현저히 낮다.
MET 변이 TKI 급여 옵션이 부재해 환자 접근성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등장한 게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텝메코다. 지난 2021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텝메코는 그해 11월23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텝메코는 1일 1회 복용하는 MET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해 4월1일부터 MET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차수와 관계없이 건강보험 급여를 받고 있다.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선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 시 MET 변이를 필수 NGS 검사에 포함하고, MET 변이가 확인된 환자의 1차 치료제(카테고리 2A)로 텝메코를 권고하고 있다.
허가는 MET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의 임상 중 가장 많은 환자가 등록한 ‘VISION’ 임상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임상 결과, 치료 차수나 진단 방식과 관계없이 모든 환자의 90% 이상에서 종양 감소 효과를 보였다. 특히 조직 생검으로 진단된 1차 치료 환자(n=111)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58.6%,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15.9개월, 전체생존기간(mOS) 29.7개월,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46.4개월 등 높은 반응률과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는 연령, 성별, 흡연력, 전신수행능력 평가 점수(ECOG PS)와 무관하게 일관된 반응 지속이 확인됐다.
한 교수는 “그간 MET 변이 TKI 급여 옵션이 부재해 환자 접근성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환자 치료 접근성이 실질적으로 개선돼 MET 변이와 같은 희귀 폐암에서도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현장에서 텝메코로 치료를 이어간 환자 사례 소개하며 텝메코가 조직·액체생검과 치료 차수와 관계없이 일관된 반응률과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다만 검사 소요 시간, 비용 부담, 검체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NGS 기반 검사가 모든 환자에게 원활하게 적용되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지목했다.
MET 변이와 같은 드문 변이를 포함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ALK(액티빈 수용체 유사 키나아제), KRAS, ROS1, BRAF 등 여러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NGS는 하나의 검사로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포괄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분자 진단 전략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검사 결과 확인까지 소용되는 시간과 검사 접근성, 비용 등의 한계로 실제 임상 현장에선 초기 치료 단계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신속 진단 체계와 검사 접근성 개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한 교수는 “NGS 기반 바이오마커 검사는 치료적 이점이 있는 환자를 선제적으로 선별하고 치료 전략 수립과 약제 선택에 있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며 “하지만 여러 제한점으로 인해 NGS 기반 검사가 모든 환자에게 원활하게 적용되지 못해 환자 비용 부담 완화 등 검진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비교적 선제적으로 NGS 검사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후 보장 범위가 다소 축소되고 질환별 차등 적용 형태로 조정됐다”면서 그럼에도 폐암은 정밀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질환이라는 점에서 NGS 검사가 반드시 시행돼야 하는 암종이라고 피력했다.
한 교수는 “NGS 검사는 현재 대부분의 인하우스 시스템에서 세팅돼 있어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비용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이런 점까지 감안하면 여전히 충분한 의미가 있는 검사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