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임금·성과급 협상 테이블을 넘어 형사고소전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파업을 유보하고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에 나선다. 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향후 대응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고객사와의 수주 논의 및 생산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기본급 14.3% 인상, 영업이익의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며 지난 1~5일 전면파업 이후 무기한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정액 인상분만으로도 신입사원 초봉 기준 약 7%에 해당하며, 이를 포함하면 총임금 인상률은 약 21.3%에 달한다.
노조는 임금·성과급 요구 외에도 △임원 인사 계획 및 결과 통지 △노조 요청 시 자료 열람·제공 의무화 △성과 배분, 채용, 인력 배치 등에 대한 공동 의결 △구조조정이나 외주화 시 노사 공동 심의·의결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회사 측은 인사권과 사업 구조까지 노조 의결을 요구한 데 대해 경영권에 대한 직접 개입과 다를 바 없다며 난색을 보인다.
노사 대화는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 차는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 19일 고용노동부와 함께 노사정 3자 면담을 가진 데 이어 20일 비공개 후속 미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돌연 취소됐다.
노사 간 좁히지 못한 이견은 협상 불발을 넘어 고소·고발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회사는 법원이 쟁의행위를 제한한 필수 공정에서 노조가 파업을 강행했다며 업무방해 혐의와 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박재성 지부장 등 노조 관계자 6명을 고소했다. 이후 대외비 유출과 명예훼손 혐의로 일부 집행부를 추가 고소했다. 박 지부장은 홍보 관련 부서에서 처리한 세금계산서 등 내부 영업비밀 자료를 편집해 외부에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는 언론사별 광고 집행 내역을 포함한 기업 정보가 담겼다. 지난 4일에는 노조 파업 기간 조합원이 정상 근무 중이던 근로자들의 작업을 감시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며 추가 고소했다.
이에 노조 역시 노조 활동 탄압을 주장하며 맞고소로 대응했다. 노조는 앞서 중부고용노동청에 사측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2건, 근로기준법 위반 2건 등 총 4건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 목록에는 회사 대표이사를 비롯해 관련 임원과 부서장 등이 포함됐다. 또 기간제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근로자에게 불리하도록 취업규칙을 무단 변경했다며 법 위반도 주장했다.
삼성전자, ‘공멸’ 위기에서 돌파구 마련
삼성전자 노조가 21일부터 예고한 대규모 파업을 유보하고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에 나서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관계의 향방이 주목된다. 이번 투표에서 찬성 비율이 높으면 파업은 철회된다. 노사는 20일 오전까지 타결에 이르지 못하다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자로 나서면서 경기고용노동청으로 자리를 옮겨 협상을 이어갔다.

삼성전자 노사가 ‘공멸’ 위기에서 극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며 우려했던 생산 차질 위기는 일단 한숨 돌렸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불확실성은 곧 투자 지연, 글로벌 수주 경쟁력 약화와 직결된다.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구도에도 노사 갈등은 변수다. CDMO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내부 리스크가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CDMO 기업 론자와의 선두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본 후지필름과 중국 CL바이오로직스 등 경쟁사들 바짝 추격하는 구도다.
고객사 계약 차질 우려…“CDMO 산업 전반에 부담”
고객사 계약 차질도 예상된다.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빅파마들은 위탁생산 기업을 선정할 때 생산 안정성을 중요하게 본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정제하는 방식으로 생산돼 365일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요하다. 공정이 중단되거나 차질이 발생하면 수개월간 진행된 생산분이 한순간에 전량 폐기될 수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파업으로 인한 피해액만 최소 1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률(OPM)은 45% 수준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5공장 풀가동 시 생산설비 효율이 높아지며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는 6공장 증설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생산 차질이 발생해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게 될 경우다. 이는 국내 CDMO 산업 전반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신뢰도를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위탁생산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노사가 조속히 협상 테이블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수주 경쟁력과 시장 신뢰를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