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mRNA 독감백신 ‘첫 승인’ 초읽기, 릴리는 전달체 스타트업까지 삼켰다 [글로벌 트렌드로 읽는 K-제약바이오]

모더나 mRNA 독감백신 ‘첫 승인’ 초읽기, 릴리는 전달체 스타트업까지 삼켰다 [글로벌 트렌드로 읽는 K-제약바이오]

mRNA 국가과제 최다 수행 ‘아이진’에 쏠리는 눈
모더나 mRNA 독감백신 FDA 심사 중, 릴리는 mRNA 전달체 기업 2억 달러에 인수… 올해만 7건째
국내에서는 아이진이 한타바이러스, SFTS 국가과제 동시 선정… mRNA 분야 정부과제 최다 수행 기업 부상

기사승인 2026-06-01 08:51:20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는 매일같이 대형 M&A, 신약 허가, 임상 데이터가 쏟아진다. 그런데 이 이슈들이 국내 시장 및 관련 업체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짚어주는 보도는 많지 않다. [글로벌 트렌드로 읽는 K-제약바이오]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주요 흐름을 추적하고, 그 안에서 국내 시장 및 기업의 좌표를 찾아본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mRNA 기술이 백신과 치료제 영역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는 mRNA 플랫폼 자체는 물론, 이를 체내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전달체 기술 확보에도 본격적인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모더나, 코로나19 이후 첫 mRNA 백신 승인 앞두다

모더나가 mRNA 기반 계절 독감 백신 ‘mRNA-1010’의 미국 FDA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FDA는 올해 8월 5일을 심사 목표일로 설정했으며, 승인될 경우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026~2027 독감 시즌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유럽, 캐나다, 호주 규제 당국에도 동시에 허가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허가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올해 2월 FDA가 임상시험 설계의 비교 대상이 현행 표준 치료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심사를 거부한 바 있다. 이후 모더나가 연령대별로 승인 경로를 이원화하는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FDA가 한 주 만에 심사 수용으로 입장을 바꿨다.

mRNA-1010이 승인되면 코로나19 이후 mRNA 기술로 허가를 받는 두 번째 백신 카테고리가 된다. 3상 임상에서 기존 계절 독감 백신 대비 상대적 백신 효능 26.6%를 달성했다. 계란 기반 제조 방식과 달리 mRNA 백신은 생산 기간이 짧아 그 해 유행 바이러스 변이에 더 정밀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적 이점으로 꼽힌다.

릴리, mRNA 인코딩 DNA 전달 기술까지 인수… 올해만 7건째

mRNA 기술은 백신뿐 아니라 유전자 치료제의 전달체 영역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릴리는 지난 5월 20일 비바이러스성 DNA 전달 기술 개발사 인게이지 바이올로직스를 최대 2억 200만 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만 7건째 M&A다.

인게이지의 핵심 기술인 ‘테토솜’ 플랫폼은 엔지니어링된 DNA 페이로드, LNP 전달 기술, mRNA 인코딩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바이러스 벡터 방식은 면역 반응으로 인해 반복 투여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으나, 테토솜은 비바이러스성 구조를 채택해 면역 부작용 없이 반복 투여가 가능하고, DNA를 세포핵까지 정밀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릴리는 이 기술을 활용해 비만 치료제 영역 너머 유전자 치료제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릴리의 올해 M&A 행보는 공격적이다. JAK 저해제 개발사 아약스를 23억 달러에, 체내 CAR-T 개발사 켈로니아를 70억 달러에, 같은 분야의 오나를 24억 달러에 잇달아 인수했다. 비만 치료제로 확보한 현금을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전달 기술 플랫폼에 집중 배치하는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아이진, mRNA 국가과제 ‘최다 선정’ 기업으로 부상

글로벌 시장에서 mRNA 기술의 적용 범위가 백신에서 유전자 치료제까지 확장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주목되는 기업이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사 아이진이다.

아이진은 지난 5월20일 질병관리청 주관 한타바이러스 mRNA 예방백신 개발,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 주관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mRNA 예방백신 개발 등 2건의 국가과제에 동시 선정됐다. 향후 2년간 총 40억원이 투입된다. 한타바이러스는 올해 크루즈선 내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등 글로벌 차원의 감염병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30여 년간 신규 백신이 등장하지 않았고, SFTS 역시 국내 누적 치명률이 약 18.7%에 이르지만 예방백신이 전무하다. 국산 mRNA 기반 후보물질이 도출될 경우 두 질환 모두 글로벌 신약 지위 확보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가 아이진에 주목하는 배경은 국내 mRNA 분야에서 가장 오래, 가장 많은 국가과제를 수행해 온 트랙레코드에 있다. 동사는 2022년 보건복지부 ‘다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 과제(2년간 100억원), 산업통상자원부 ‘mRNA 백신 제형, 대량생산 공정 개발’ 과제(4년간 37억5000만원)에 잇달아 선정된 바 있다. 2025년에는 질병관리청의 5052억원 규모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에도 4개 선정 기관 중 하나로 합류했다. 이번 한타바이러스, SFTS 과제까지 더하면 국내 mRNA 백신 분야에서 최다 국가과제 수행 기업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경쟁이 치열한 정부 과제에 반복 선정됐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아이진은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면서 모더나, 화이자 등이 사용하는 LNP와는 다른 독자 전달체 기술과,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임상 1상 및 호주 임상 2a상에서 확보한 안전성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최대주주인 한국비엠아이의 오송 GMP 공장에 mRNA 생산 장비 구축도 완료한 상태여서,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일관 체계를 갖추고 있다.

모더나가 독감 백신으로 mRNA의 코로나19 이후 첫 상업적 확장을 시도하고, 릴리가 mRNA 인코딩 기술을 유전자 치료제 전달체에까지 적용하는 시대다. mRNA 기술의 패권이 ‘백신 효능’에서 ‘전달체, 제조 공정, 적용 질환 범위’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국내 최다 국가과제 수행 실적과 독자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한 아이진이 어떤 좌표를 찍을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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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