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 중심 주치의 모델 가동…‘통합수가’ 9월 시행

동네의원 중심 주치의 모델 가동…‘통합수가’ 9월 시행

희귀질환 치료제 건보 등재 240→100일
의원급 환산지수 인상률 1.6%
동네의원 진찰·검사·처치 묶어 보상

기사승인 2026-06-25 13:58:46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정부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현행 최대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동네의원이 질병 치료뿐 아니라 예방과 지속적인 건강관리까지 담당하도록 진찰·검사·처치 등을 묶어 보상하는 ‘통합수가’도 이르면 오는 9월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제1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과 2027년도 의원급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결정안 등을 의결했다.

건정심은 이날 2027년도 의원급 환산지수 인상률을 결정했다. 환산지수는 의료행위별 상대가치점수에 곱해 건강보험 진료비를 산정하는 단가로, 의료기관의 내년도 수가 수준을 결정한다. 복지부는 환산지수 인상에 투입되는 재정 일부를 필수의료 보상과 연계해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의원급 환산지수 인상률은 총 1.6%로 결정됐다. 이 중 0.9%는 2027년 의원 환산지수(96.5원) 인상에 반영하고, 0.7%는 진찰료 등 행위의 상대가치점수 인상에 반영했다. 상대가치점수 조정 세부안은 추후 건정심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희귀질환 치료 접근성↑…의료비 부담↓

올해 하반기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도 추진된다.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이 늦어져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희귀질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시범사업 대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거나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희귀질환 치료제 가운데 해외 주요 국가에서 이미 등재된 약제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일본·캐나다 등 8개국 중 3개국 이상에서 등재된 약제를 우선 검토한다.

정부는 대체약제 유무와 질환의 중증도,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 약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약제에 대해선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되 비용효과성 평가 등 건강보험 등재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를 통해 현재 최대 240일가량 걸리는 건강보험 적용 기간을 100일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건강보험 적용 이후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심사 자료와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임상자료를 활용해 해당 치료제가 실제 진료현장에서 희귀질환자의 치료에 얼마나 도움을 줬는지도 평가한다. 정부는 시범사업 운영 결과를 토대로 현행 제도를 보완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해 본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제도를 통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네의원 중심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 구축

동네의원 중심의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보상체계를 보완해 추진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건정심 보고 이후 관련 학회와 협회, 단체, 의료현장 등의 의견을 수렴해 변경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보상체계를 보완 추진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정부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보상체계를 보완 추진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시범사업은 환자가 특정 질병에 걸린 뒤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방과 건강관리를 함께 지원하는 일차의료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형태다.

우선 통합적인 건강관리 필요성이 높은 5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향후 참여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학제팀을 구성해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진료과목과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

의원 자체적으로 다학제팀을 구성하기 어려운 경우 여러 의원급 의료기관이 거점지원기관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거점지원기관에는 다학제팀을 운영하면서 전문적인 교육·상담과 방문간호, 돌봄자원 연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포괄 2차 종합병원과 지방의료원, 보건소·보건의료원, 의원 등이 포함된다.

등록 환자는 질환의 예방·관리와 건강생활 습관에 관한 교육·상담을 받을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전문과 의원이나 상급병원으로 의뢰하고, 지역사회의 돌봄자원과 연계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상체계에는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른 ‘통합수가’가 도입된다. 기존 방안보다 통합수가 적용 범위를 넓혀 진찰뿐 아니라 검사와 처치 등 진료서비스 전반을 묶어 보상한다.

통합수가 산정에는 계층적 질환군을 뜻하는 ‘HCC(Hierarchical Condition Categories)’ 위험도가 활용된다. 환자의 연령과 성별, 진단명 등을 토대로 연간 의료비 발생 규모를 예측하고, 개인별 위험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관련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에는 중증도가 높은 상위 질환군만 반영해 의료비가 중복 계산되는 것을 막는다.

다만 참여 의료기관의 인력과 운영 여건이 서로 다른 점을 고려해 의료기관이 통합수가와 현행 행위별수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수가를 선택한 의료기관에는 새로운 보상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전환지원 가산과 성과보상 확대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범사업 보상은 진찰·검사·처치 등 진료서비스 보상과 교육·상담·조정 등 일차의료서비스 보상, 다학제팀 구성·운영을 위한 운영지원 보상, 성과평가에 따른 보상 등 네 가지로 구성된다.

통합수가를 선택하면 환자의 HCC 위험도에 따라 진료서비스 비용을 통합 보상하고, 교육·상담 등 일차의료서비스에도 통합수가와 전환지원 가산을 적용한다. 행위별수가를 선택한 의료기관은 진찰·검사·처치 비용은 기존 방식대로 청구하되 일차의료서비스에는 통합수가를 적용받는다.

단독모형으로 참여하는 일차의료기관에는 다학제팀 구성·운영을 위한 운영지원 보상 3000만원을 지급한다. 성과보상 규모는 통합수가 참여 기관의 경우 일차의료서비스 보상과 운영지원 보상을 합한 금액의 20% 이내, 행위별수가 참여 기관은 10% 이내로 설정한다. 통합수가는 일정한 주기에 따라 지급하고 운영지원 보상은 사전에, 성과보상은 평가를 거쳐 사후에 지급한다.

등록 환자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의원을 방문할 때 진찰·검사·처치 등에 대한 법정 본인부담금을 낸다. 의료기관이 통합수가와 행위별수가 가운데 어떤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환자가 시범사업 참여를 이유로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는다.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복지부는 오는 7~8월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을 공모하고 선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9월부터 사업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예방과 관리 중심의 일차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이 사는 곳에서 필요한 때 양질의 일차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충실히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건정심 후반기 부위원장 신현웅 위원 지명

건정심은 이날 제9기 건정심 후반기 부위원장과 소위원회 위원장도 선정했다. 제9기 건정심 임기는 오는 2027년 12월까지다. 건정심은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공급자, 공익 대표가 참여해 보험료와 수가 조정 등 건강보험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건정심 후반기 부위원장으로는 신현웅 위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후반기 소위원회 위원장으로는 함명일 위원(순천향대 교수)이 선출됐다.

복지부는 “함명일 소위원장을 중심으로 2027년 12월까지 건정심 안건에 대한 충실한 논의와 면밀한 사전 검토를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