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건강검진 국가체계로 통합…2027년부터 원하는 기관·시기에 받는다

학생건강검진 국가체계로 통합…2027년부터 원하는 기관·시기에 받는다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년)’ 확정
국가건강검진 항목 의·과학적 기준 강화
청소년 혈액검사 대상 과체중 학생까지 확대
폐암검진 대상자 확대…대장암 검진 대장내시경 검사 도입

기사승인 2026-06-30 14:00:04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학생건강검진이 처음으로 국가건강검진 체계에 통합된다. 정부는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검진 정보를 연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질병 위험 예측부터 검사 판독, 결과 설명과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생애 전주기 건강검진’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년)’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국가건강검진에 투입되는 재정은 약 2조6000억원이다.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은 ‘건강검진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마련하는 범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앞선 3차 계획을 통해 청년 정신건강검진과 폐기능검사 등을 시범 도입하고, 신생아 검진 신설과 학생건강검진 제도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장애친화 검진기관을 확충하고 검진 후 진찰 시 본인부담금 지원 항목도 늘렸다.

다만 기존에는 검진항목의 의·과학적 타당성을 주기적으로 재평가하는 체계가 미흡했고, 검진 결과가 실제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도 낮았다. 지난 2023년 기준 일반건강검진 후 진료 연계율은 고혈압 22.7%, 당뇨병 39.1%, 이상지질혈증 34.0%에 그쳤다. 검진 접근성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2024년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건강보험 가입자가 75%였지만 장애인은 63%,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39%에 머물렀다.

검진항목 주기적으로 재평가…근거 부족하면 조정

이에 정부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청년기부터 누적되는 건강위험 요인, 민간검진 확대, AI·디지털 기술 발전 등을 반영해 검진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을 도입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의·과학적 기준을 강화한다. 국가건강검진 원칙 가운데 ‘중요한 건강문제’를 필수 충족원칙으로 정해 해당 기준을 충족해야만 검진항목의 타당성 평가를 진행한다.

중요한 건강문제는 유병률 5% 이상,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 10명 이상 또는 질병부담이 인구 10만 명당 장애보정생존연수(DALY) 기준 1~35순위에 해당하는 경우다. 기존 검진항목은 국가건강검진위원회가 재평가 계획을 수립해 주기적으로 타당성을 검증하고, 근거가 부족한 항목은 조정한다. 신규 항목은 학회 등 전문기관이 제출한 제안서를 평가한 뒤 시범 운영과 효과 검증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실제 건강데이터를 활용한 실증평가도 실시한다.

검진항목은 △전 국민 대상 필수항목 △고위험군 대상 맞춤항목 △신규 도입 예비항목 △근거와 효과가 부족한 제외항목으로 재분류한다. 검진 결과와 건강정보를 분석해 성별·연령별 고위험군 기준도 마련한다.

검진항목 타당성과 제도 성과를 평가할 전문 연구조직을 지정하고, 국가건강검진 평가 통합시스템도 구축한다.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검진 결과와 건강보험·사망원인·암 관리 자료 등을 연계한 생애 전주기 건강검진 종합 코호트도 조성한다.

국가건강검진 관련 정부 부처의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참여를 확대해 범부처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위원회가 본위원회 개최 전 안건을 사전 검토해 합의된 의견을 제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생검진 건보공단 위탁…과체중 학생도 혈액검사

가장 큰 변화는 학생건강검진의 국가검진 체계 편입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부터 학생건강검진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면 위탁한다. 2027년 3월부터는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가 계약한 기관에 한정되지 않고 원하는 검진기관과 시기를 선택해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년)’ 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년)’ 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제공
건보공단이 검진대상자 정보와 결과를 관리하면서 영유아 검진부터 학생·성인 검진까지 건강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학생 검진기관에도 일반 검진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지정기준과 평가체계를 적용한다.

마약류와 흡연, 음주 등 성장기 건강위험 요인에 대한 교육·상담 기능을 강화한다. 학생 대상 흉부 방사선 검사는 일률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고위험군 선별검사로 전환한다. 소아비만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혈액검사 대상은 기존 비만 학생에서 과체중 학생까지 확대한다.

검진 결과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확인된 아동에게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예방·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생건강검진과 국가 주도 소아비만 관리사업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영유아 검진기간 연장 검토…대장내시경 국가검진 도입

영유아 1차 검진기간은 현행 생후 14~35일에서 생후 14일~2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생아는 외출이 어려워 초기 검진 수검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8차 검진기간 역시 현행 생후 66~71개월에서 66~75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학령기 진입 전 성장과 발달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보호자 상담도 강화한다.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도구인 ‘K-DST’에 대해선 타당성 연구를 실시한다. 최근 영유아의 발달 특성을 반영해 발달지연을 더욱 정확하게 선별하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검사 도구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청·장년층을 대상으로는 조기정신증 검사와 우울증 검사 등 정신건강검진의 건강증진 효과를 분석해 제도를 보완한다. 정신과 첫 진료비와 정신건강 심리상담 서비스 지원을 통해 검진 후 상담과 치료로 이어지는 체계도 강화한다.

폐암검진은 해외 주요국 제도와 권고안 개정 내용을 토대로 대상자를 확대한다. 대장암 검진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도입한다. 지난해 개정된 권고안은 45~74세 성인에게 10년 간격 대장내시경 검사 또는 1~2년 간격 대변 면역화학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인지기능장애 검사의 의·과학적 타당성도 평가해 인지저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한 검사 대상 확대 필요성을 검토한다.

노인검진에는 고령층에서 유병률이 높은 주요 질환을 발굴해 신규 검진항목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노인신체기능검사에는 상지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악력검사를 추가한다. 현재 낙상 위험 중심으로 이뤄지는 검사를 보완해 전신 노쇠 정도를 종합적으로 살피겠다는 취지다. 검사주기는 인지기능장애 검사와 동일하게 2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65세 이상 의료급여 수급권자가 건강보험 가입자와 동일한 수준의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검진항목도 확대한다. 현재 노인 의료급여 건강검진은 일부 노인건강진단 항목을 제외한 7개 항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수급자 특성을 고려한 사후관리와 건강관리 서비스 연계방안도 마련한다.

AI가 검진 결과 설명하고 질병 위험 예측

검진 전후 과정에는 AI와 디지털 기술이 도입된다. 검진 전에는 질병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검진 과정에선 AI 영상 판독을 활용한다. 검진 후에는 생성형 AI가 개인별 검진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도록 한다.

AI 영상 판독 보조시스템을 국가건강검진에 도입·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건강정보와 의료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AI 기반 폐암 발생 위험 예측모형도 개발한다. AI 기술 도입 여부는 건강증진 효과와 판독 정확도, 비용 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개인별 검진 결과와 건강위험 요인을 분석해 적절한 운동·식습관 등 건강행동을 제안하는 AI 건강코칭 서비스도 구축한다. AI 캐릭터를 통해 건강관리 전후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식도 추진한다.

‘건강보험 25시’와 ‘나의 건강기록’ 앱에 축적된 건강·진료정보를 활용해 미래 질환 위험도와 건강나이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자녀와 부모의 검진 결과를 포함한 가족 건강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가족 단위 건강관리도 지원한다.

검진기관 평가에 ‘치료 연계율’ 신설

검진 결과가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도록 사후상담도 제도화한다. 정부는 검진 절차에 결과 상담을 명문화하고, 관련 학회·협회와 함께 우수 상담기관을 발굴·지원할 계획이다. 일반건강검진기관 평가에는 ‘치료 연계율’ 지표를 새로 도입한다. 검진에서 질환이 의심된 사람이 비용 부담 없이 적기에 진단받을 수 있도록 본인부담금 지원 항목도 확대한다.

보건복지부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년)’ 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년)’ 인포그래픽.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고혈압 진료 연계율을 22.7%에서 34%로, 당뇨병은 39.1%에서 59%로, 이상지질혈증은 34%에서 51%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건강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시범사업의 효과도 평가한다. 현재 전국에서 시행 중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 참여자 대상 ‘관리형’과 5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건강위험군 대상 ‘예방형’의 지역 확대와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영유아 발달 정밀평가 지원사업의 미신청 원인을 조사하고, 검사비를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분절적으로 운영되는 금연지원서비스는 수검자 특성에 맞춰 통합·연계하며, 대사증후군 고위험군에게는 2차 심층상담과 사업장 대면상담을 제공한다.

암검진 결과에 따른 후속진료 기준과 안내체계를 마련해 사후관리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폐암검진 사후상담도 실제 치료와 건강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운영방식을 개선한다.

검진기관 지정·평가체계 개편

검진기관 지정·평가체계도 개편한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향에 맞춰 의료기관 종별 역할과 기능을 반영한 평가 차등화 방안을 연구한다. 사회복지시설 입소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출장검진 확대와 폐기능검사 도입 등 최근 제도 변화도 평가항목에 반영한다. 시설·인력·장비 기준의 적정성을 재검토해 검진기관 지정기준을 정비하고, 검진기관 지정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지정 제한 기준도 마련한다.

민간건강검진에 대해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정부는 민간검진 운영 현황과 항목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자주 시행되는 검사에 대해 의·과학적 타당성을 평가한 뒤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관련 학회·협회와 함께 성별·연령별 건강위험 요인을 반영한 민간건강검진 가이드라인도 제작한다. 충분한 근거 없이 여러 검사를 묶어 시행하는 과잉검진을 줄이고, 국민이 자신에게 필요한 항목을 합리적으로 선택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건강검진이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평생 건강관리의 출발점이 되고, 검진 이후 사후관리까지 연계하는 체계로 도약하길 기대한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검진항목 검토와 AI 기술을 활용해 더욱 정확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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