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보장되면 지방 살겠다” 86.3%…지역병원 신뢰 조건은 ‘의료진 실력’

“지역의료 보장되면 지방 살겠다” 86.3%…지역병원 신뢰 조건은 ‘의료진 실력’

의료혁신 시민패널 300명, 지역·필수의료 숙의토론
89.6% “역량 갖추면 수도권 대신 지역 거점병원 이용”
지역의사 의무복무 89.4% 찬성…“지방·필수의료 더 보상해야”
92.5%, 거주 지역 결정에 ‘지역의료 서비스’ 중시

기사승인 2026-07-14 13:05:02 업데이트 2026-07-14 15:08:26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 소생을 위한 의료혁신 시민패널 공론화 폐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지역·필수의료 소생을 위한 의료혁신 시민패널 공론화 폐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이 바라는 지역의료의 모습은 ‘경증·일상 진료는 가까운 곳에서, 중증·고난도 진료는 광역 거점에서’로 요약됐다. 감기와 만성질환, 야간·휴일 소아 진료, 24시간 응급실은 거주하는 시·군·구 안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맹장수술 같은 일반 수술은 인근 진료권에서, 암 등 고난도 수술은 시·도 단위 거점병원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이 충분히 강화될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지역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시민은 숙의 전 81.1%에서 숙의 후 89.6%로 늘었다. 지역의료가 충분히 보장되면 지방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86.3%에 달했다.

의료혁신위원회 산하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의료혁신 시민패널 제1차 공론화 숙의토론회’ 결과를 발표했다.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의료혁신 논의 과정에 국민 참여를 확대하고 숙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됐다. 의료혁신위에서 논의할 주제에 대한 국민 참여·숙의 절차를 설계하고 진행한 뒤 그 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한다.

시민패널은 성별과 연령, 권역, 의료 접근성 등을 고려해 선정된 300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1박2일간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에선 지역에서 보장해야 할 최소한의 의료 범위와 지역병원의 보장 수준, 지역·필수의료 공급 방식, 지역·필수·공공의료 정책의 성공 기준 등을 놓고 전문가 발제와 분임토의가 진행됐다.

설문은 자가 숙의 전인 6월2~7일 기초조사와 토론 직전인 7월4일 사전조사, 토론 종료 직후인 7월5일 사후조사 등 모두 세 차례 실시됐다. 전체 숙의 과정과 세 차례 조사에 모두 참여한 291명의 응답을 분석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5.74%p(포인트)다.

유효 응답자 291명은 남성 156명, 여성 135명으로 구성됐다. 연령별로는 18~29세 45명, 30대 39명, 40대 50명, 50대 64명, 60세 이상 93명이었다.

권역별로는 서울 45명, 경기·인천 88명, 중부권 50명, 호남권 36명, 대구·경북 28명, 부산·울산·경남 44명이었다. 의료 접근성 기준으로는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 127명,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 106명, 의료취약지역 58명이 참여했다.

경증은 시군구, 일반수술은 진료권, 고난도 수술은 광역권

시민패널은 거주하는 시·군·구 안에서 감기·만성질환 등 가벼운 진료가 보장돼야 한다는 데 94.3%가 동의했다. 야간·휴일 소아 진료는 77.1%, 24시간 응급실 진료는 66%, 분만은 59.9%가 시·군·구 안에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심근경색·뇌졸중 등 골든타임 내 치료는 48.1%, 퇴원 후 재활·요양은 40.6%가 시·군·구 안에서 보장돼야 한다고 봤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서비스별로 보면 가벼운 진료는 시·군·구 94.3%, 인근 시·군을 포함한 진료권 4.4%였다. 야간·휴일 소아 진료는 시·군·구 77.1%, 진료권 18.8%, 광역권 3.1%였다. 분만은 각각 59.9%, 32.7%, 5.1%로 집계됐다. 24시간 응급실 진료는 시·군·구 66%, 진료권 27.3%, 광역권 4.9%였다. 골든타임 내 치료는 각각 48.1%, 38.3%, 11.3%였다.

맹장수술 등 입원·일반 수술은 시·군·구보다 인근 시·군을 포함한 진료권에서 제공해야 한다는 응답이 52.2%로 가장 많았다.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은 광역권 안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52.9%로 가장 많았다. 수도권 등 타지역까지 가도 된다는 응답도 37.2%였다. 퇴원 후 재활·요양은 시·군·구 40.6%, 진료권 27.5%, 광역권 18.8%였다.

시민들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일반인이 응급·비응급 상황을 즉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24시간 응급진료가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질환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과 맞벌이 가정의 진료 수요 등을 고려해 야간 소아 진료도 생활권 안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모든 시·군·구에 입원·수술 기능을 갖추는 것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일반 수술은 적정 시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인근 진료권에서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암 등 고난도 수술은 전문성과 자원 효율성을 고려해 광역권에 집중하되 수도권 ‘빅5’ 병원까지 가지 않고도 시·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모든 의료서비스를 한 진료권 안에서 제공하기 어렵다고 가정했을 때 우선 보장해야 할 서비스로는 ‘24시간 응급실 진료’가 61.9%로 가장 높았다. 토론 전 57.7%보다 4.2%p 상승했다. 심근경색·뇌졸중의 골든타임 내 치료는 62.9%에서 55.4%로 7.5%p 낮아졌지만, 두 번째로 높은 우선순위를 기록했다. 야간·휴일 소아 진료는 17.2%에서 28.6%로 11.4%p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가벼운 진료는 22%에서 24.9%, 입원·일반 수술은 4.3%에서 5%로 상승했다. 분만은 29.8%에서 21.2%, 암 등 중증·고난도 수술은 5.8%에서 2.1%로 낮아졌다.

거점병원 역량 강화되면 10명 중 9명 “지역병원 이용”

국립대병원과 종합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이 충분히 강화될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 대신 지역 거점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사전조사 81.1%에서 사후조사 89.6%로 8.5%p 증가했다. 이용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5.7%에서 5.3%로, 판단이 반반이라는 응답은 12.3%에서 5.2%로 줄었다. 5점 만점 평균은 4.25점에서 4.44점으로 높아졌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박효상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박효상 기자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 거주자의 이용 의향은 78.1%에서 89.4%로 11.3%p 증가했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86.6%에서 89%로 2.4%p 상승했다. 의료취약지 거주자의 이용 의향은 사전조사 때 77.7%로 세 집단 가운데 가장 낮았지만, 숙의 후 91.5%로 13.8%p 상승해 가장 높아졌다.

시민패널은 광역 시·도 단위에 전문수술 기반 시설이 구축되고 중증질환별 전문 역량을 갖춘 병원이 생기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고 봤다. 최신 시설과 의료진의 역량이 확보되면 별도의 이용 혜택이 없어도 지역 거점병원을 선택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역 거점병원을 믿고 이용하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는 ‘수도권에 뒤지지 않는 의료진의 실력과 경험’이 66.8%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어 △응급 상황의 24시간 대응과 신속한 이송 49.2% △오진을 줄이는 표준화된 진료 시스템 30.6% △중증·필수 진료과의 실질적 확보와 상시 운영 28% △수도권 수준의 검사·수술 장비와 시설 19.9% 순이었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에선 의료진의 실력·경험이 63.3%, 24시간 응급 대응·이송이 55%, 표준화된 진료가 32.6%, 필수진료과 운영이 32.8%, 장비·시설이 11.7%였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에선 의료진의 실력·경험을 꼽은 비율이 77.9%로 전체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장비·시설 28.6%, 표준화된 진료 29.9%, 필수진료과 운영 22.7%, 응급 대응·이송 38.9%였다.

의료취약지역에선 24시간 응급 대응·이송이 55%로 의료진의 실력·경험 51.3%보다 높았다. 장비·시설은 26.2%, 표준화된 진료는 25.8%, 필수진료과 상시 운영은 24.7%였다.

시민들은 병원마다 진단과 처방에 차이가 난다는 경험이 지역병원 불신과 수도권 원정 진료로 이어진다며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 진단 능력, 장기근속이 지역병원 신뢰를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의료 정책에서 의료 접근성과 의료의 질 가운데 어느 가치를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지 묻자 전체 응답자의 64.5%가 ‘의료의 질’을 선택했다. 의료 접근성은 35.1%였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의료의 질이 59.5%에서 61.9%로 증가하고, 접근성은 40.5%에서 37.3%로 감소했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의료의 질이 73.2%에서 72.7%, 접근성은 26.8%에서 27.3%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의료취약지역에선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의료 접근성을 선택한 비율이 37%에서 46.9%로 9.9%p 높아졌고, 의료의 질은 61.1%에서 53.1%로 8%p 낮아졌다. 의료취약지에선 의료의 질뿐 아니라 실제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최우선 정책은 “골든타임 치료체계”

지역 거점병원 이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는 상급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 검사·진료기록을 자동으로 연계하고 신속한 예약을 보장하는 방안이 56.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전담의를 지정해 지속적인 건강관리와 주기적인 추적관리를 제공하는 방안은 31.9%, 본인부담금 감면과 의료 바우처 등 직접 비용 지원은 31.5%였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지역 거점병원의 치료 성과와 전문 분야를 알기 쉽게 안내하는 방안은 23.2%, 이동·동행 서비스와 방문·원격진료 지원은 21.8%, 입원 중과 퇴원 후 간병·요양 연계는 17.1%, 지역화폐 환급과 건강 포인트 등 이용 보상은 12.2%였다. 의료취약지에선 상급병원 연계·예약 보장이 64.4%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직접 비용 지원 36.9%, 이동·동행·방문·원격진료 27%, 간병·요양 연계 26.8% 순이었다.

시민들은 지역병원과 서울 상급병원이 검사 결과와 진료기록을 공유하고, 수술은 상급병원에서 받더라도 회복과 요양은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공동진료 체계를 제안했다. 동네의원에서 고난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거점병원으로 즉시 전원하고 우선 예약을 보장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병원 이용 횟수에 따라 진료비를 낮추거나 지역 주민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감면하고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방안,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의 정형외과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의료 상품권을 제공하는 의견도 나왔다. 동네주치의·단골의사 제도를 활성화해 건강 상태와 관리 방법을 지속해서 안내하고, 이용 실적에 따라 의료진과 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제안됐다.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지역·필수의료 정책으로는 ‘응급상황에서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체계 구축’이 25.4%로 1위였다.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은 23.9%, 지방 국립대병원 10곳을 서울 대형병원 수준의 거점병원으로 육성하는 정책은 23.1%로 뒤를 이었다.

전국 70개 진료권마다 수술·입원이 가능한 포괄 2차 종합병원을 지정·지원하는 정책은 16.6%, 동네의원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경증·만성질환을 해결하는 정책은 6.5%, 의료공급이 어려운 지역의 소아·분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시설·운영비 지원은 4.5%였다.

토론 전과 비교하면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 체계는 28.2%에서 25.4%로 2.8%p 낮아졌다.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은 22.1%에서 23.9%, 국립대병원 육성은 22.8%에서 23.1%,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은 15.4%에서 16.6%, 동네의원·보건소 중심 의료는 5.2%에서 6.5%로 높아졌다. 소아·분만 인프라 지원은 6%에서 4.5%로 낮아졌다.

각 정책의 중요성을 별도로 물었을 때 골든타임 내 최종치료 체계를 중요하게 평가한 비율은 93.5%에서 96.6%로 높아졌다. 5점 만점 평균은 4.63점에서 4.70점으로 상승했다.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의 중요도는 91.1%에서 96.4%, 평균은 4.51점에서 4.72점으로 높아졌다.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정·지원은 86.6%에서 91.8%, 평균 4.28점에서 4.42점으로 상승했다. 국립대병원 거점병원 육성은 88.8%에서 86.9%로 1.9%p 낮아졌고, 평균도 4.47점에서 4.46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동네의원·보건소 중심의 기본의료는 74.8%에서 86.4%로 11.6%p 상승해 가장 큰 인식 변화를 보였다. 평균은 4.13점에서 4.32점으로 높아졌다. 소아·분만 인프라 지원은 86%에서 85.5%로 소폭 낮아졌으며, 평균은 4.28점으로 같았다.

지역의사 의무복무 89.4% 동의…보상 강화 공감

지역·필수의료 인력 공급 정책 가운데 지역의사를 선발해 일정 기간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방안에 동의한 비율은 숙의 전 85.5%에서 숙의 후 89.4%로 높아졌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에서 3.8%로 줄었고, 평균은 4.32점에서 4.47점으로 상승했다. 5년 이상 근무 계약을 한 의료진에게 거주 여건을 지원하는 정책의 동의율은 88%에서 88.9%, 평균은 4.28점에서 4.34점으로 높아졌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필수의료와 지방 근무일수록 더 많이 보상하는 수가체계의 동의율은 77.1%에서 87.4%로 10.3%p 상승했다. 평균도 4.16점에서 4.29점으로 높아져 숙의 후 보상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크게 확대됐다. 의료사고 배상보험 의무화와 형사처벌 완화에는 68.6%가 동의했다. 사전조사 71%보다 2.4%p 낮아졌고, 평균은 3.86점에서 3.85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정부의 의료인력 정책이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지역 근무 의료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85.4%에서 88.6%로 높아졌다. 전체 응답 중 ‘매우 그럴 것’이라는 답변은 23.6%에서 32.7%로 상승했다. ‘어느 정도 그럴 것’은 61.7%에서 55.9%로 낮아졌고, 실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본 응답은 13.7%에서 9.2%로 줄었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의 성공 기대는 82.8%에서 85.7%,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88.5%에서 92.2%, 의료취약지역은 86.2%에서 89.8%로 상승했다. 의료취약지에선 ‘매우 그럴 것’이라는 응답이 52.2%에 달했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 25.9%,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 34%보다 높았다.

반면 인력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시민들은 의무복무가 끝난 뒤에도 의료진이 지역에 남을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해당 응답은 45.6%에서 62.1%로 16.5%p 증가했다. 주거·교육 등 지역의 거주 여건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17.4%에서 11.3%, 의료진의 처우·보상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10.6%에서 9.1%로 낮아졌다.

공공병원 51.9%·민간병원 47.4%…오차범위 내 팽팽

지역·필수의료 공급을 공공병원 중심으로 할지, 역량 있는 민간병원에 공공적 역할을 부여할지를 놓고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사후조사에서 공공병원 집중 투자를 통해 지역·필수의료를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51.9%, 민간병원에 공공적 역할을 맡겨 내실 있게 보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47.4%였다. 격차는 표본오차 범위 안이었다. 전체 응답에서 공공병원 중심 공급은 기초조사 52%, 사전조사 50.4%, 사후조사 51.9%였다. 민간병원 중심 공급은 45%에서 48.4%, 47.4%로 변했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의 사후조사 결과는 공공병원 51.9%, 민간병원 48.1%였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공공병원 53.3%, 민간병원 46.7%였다. 의료취약지역은 기초조사에서 공공병원 60.1%, 민간병원 38.6%였지만 사후조사에서는 각각 48.6%와 47%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공공병원을 지지한 시민들은 수익성에 좌우되지 않고 양질의 의료를 지속해서 제공하려면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공공병원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병 등 보건 위기에 대응하고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장기적인 공공투자가 필요하다고 봤다.

민간병원 활용을 지지한 시민들은 기존 민간병원이 많은 환자와 임상 경험을 확보한 만큼 공공적 역할을 맡기는 것이 신속하고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에 이미 수준 높은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병원이 있다면 공공·민간 구분 없이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민간병원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공공병원에 집중 투자하는 절충안도 다수 제시됐다.

인구 감소지역 의료시설 61.8% “인근 지역과 통합·재편”

인구가 줄고 의료 이용량이 감소하는 지역의 필수의료 공급 방식에 대해선 한정된 의료자원을 고려해 인근 지역과 의료시설을 통합·재편해야 한다는 응답이 61.8%였다.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7.5%였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기초조사에서 기능 유지 48.9%, 통합·재편 48.3%로 비슷했지만, 숙의 후 기능 유지는 11.4%p 낮아지고 통합·재편은 13.5%p 높아졌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사후조사에서 기능 유지 37.7%, 통합·재편 61.3%였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기능 유지 32.8%, 통합·재편 67.2%였다.

의료취약지역은 기능 유지 47.9%, 통합·재편 50.8%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일수록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민패널의 92.5%는 거주할 지역을 결정하는 데 지역의료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사전조사 91.2%보다 1.3%p 상승했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92.4%에서 94.7%, 의료취약지역은 90.2%에서 92.9%로 높아졌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89.8%에서 89.3%로 소폭 낮아졌다.

지역의료가 충분히 보장될 경우 지방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기초조사 77.6%, 사전조사 79.1%, 사후조사 86.3%로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에서 지방 거주 의향이 기초조사 64.6%, 사전조사 64.4%에서 사후조사 80.4%로 크게 증가했다. 비수도권 의료 미취약지역은 기초조사 91.2%, 사전조사 93.2%, 사후조사 91.8%였다. 의료취약지역은 각각 87.4%, 93.4%, 92.2%였다.

시민들은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거주지에서 입원부터 치료까지 해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과 소아 응급질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환경도 거주 지역을 선택하는 핵심 요소로 꼽았다.

시민패널 87.6% “2차 숙의토론회 참여”

시민패널들은 공론화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고 국민 참여형 숙의 과정이 계속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부산 지역 20대 참여자는 “숙의자료집과 온라인 학습을 통해 필수의료 취약지역의 고충을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모으고 수용하는 위원회가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 40대 참여자는 “시골에 살면서 의료체계에 불만만 가졌지만, 토론을 통해 다양한 관점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며 정책에 시민 의견이 반영되기를 기대했다.

참여자들은 이와 함께 △의료계와 정부 간 지속적인 대화 △지역별 의료 환경과 주민 불편을 반영한 정책 △공론화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투명한 공개 △의료혁신 활동에 대한 정기적인 안내와 홍보 등을 주문했다. 시민패널은 오는 8월 말 온라인 심층토론회와 10월 말 2차 숙의토론회를 통해 활동을 이어간다. 설문 응답자의 87.6%가 2차 숙의토론회에도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는 결과를 심층 분석해 7월 말 의료혁신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공론화 결과는 의료혁신위의 정책 논의와 향후 의료혁신 추진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김학린 시민패널 운영위원장은 “이번 공론화는 국민이 지역·필수의료의 현실을 함께 고민하고 의료 이용자의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300명의 시민패널이 충분한 학습과 숙의를 거쳐 도출한 의견이 의료혁신위원회의 정책 논의와 의료혁신 추진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