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은 15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술은 미국 할로자임(Halozyme)의 SC 플랫폼 ‘인헨즈(Enhanze)’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불과해 알테오젠의 기술 경쟁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고용량 바이오의약품의 SC 제형 전환에 필요한 히알루로니다제 관련 제조·정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공개된 특허는 히알루로니다제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과 절단 단백질을 제거하는 정제 기술 2건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플랫폼 사업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 중인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에 해당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확산됐다.
알테오젠은 입장문을 내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특허와 자사 플랫폼은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주가는 요동쳤다. 지난 14일 알테오젠 주가는 장중 10% 넘게 하락했다. 회사는 “키트루다 큐렉스(키트루다SC)는 ALT-B4를 적용한 복합제제로, 미국에서 오는 2043년까지 물질특허에 따른 독점권을 보호받는다”며 “ALT-B4는 할로자임의 인헨즈와도 다른 신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로 독자적인 물질특허와 조성물특허, 용도특허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도 시장의 우려와 실제 내용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원한 PCT 특허(WO2026/142300, WO2026/142299)의 대표 청구항은 단백질의 제조 및 정제 방법에 관한 것으로, 새로운 효소를 개발했다면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갖는 단백질 자체를 청구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두 특허의 핵심이 단백질 물질이 아닌 정제·제조 공정에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독자 효소 플랫폼이 등장했다는 해석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도 해당 기술을 별도의 플랫폼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자체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인헨즈 바이오시밀러가 언젠가 등장할 가능성을 글로벌 제약사들이 몰랐을 리 없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알테오젠과 ALT-B4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이유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헨즈와 동일한 효소를 사용해 SC 제형을 개발할 경우 개발사가 완전한 특허 장벽 구축에 실패하면 경쟁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제한될 수 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효소를 적용한 후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ALT-B4를 적용하면 단위(unit) 효소당 전달할 수 있는 항체 용량과 보관 안정성 등에서 인헨즈 대비 차별화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하나증권의 분석이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알테오젠의 ALT-B4는 할로자임의 인헨즈 대비 단위당 더 많은 항체를 전달할 수 있고, 보관 안정성 등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어 제품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특히 인헨즈 바이오시밀러를 적용한 제품이 출시되더라도 ALT-B4의 물질특허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파트너사들이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독점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짚었다.
실제 인헨즈를 적용한 ‘다잘렉스SC’(다라투무맙) 제품과 ‘허셉틴SC’(트라스투주맙) 제품은 히알루로니다제 2000유닛당 항체 120㎎을 투여한다. ALT-B4를 사용하는 키트루다 큐렉스는 같은 2000유닛을 기준으로 항체 165㎎을 투여한다. 비교 대상 제품마다 항체의 성질이 달라 이를 완전히 동일한 조건의 직접 비교로 보기는 어렵지만,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큐렉스가 같은 효소 단위당 약 37.5% 많은 항체를 혈관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증권은 인헨즈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을 ALT-B4의 위협 요인이 아니라 비교 우위를 입증할 수 있는 계기로 봤다. 후발 효소 제품이 실제 시장에 등장해야 글로벌 제약사들이 ALT-B4를 선택한 이유가 더 명확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알테오젠은 신약뿐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목적으로 한 ALT-B4 파트너십도 추진해 왔다. 하나증권은 올해 하반기 산도즈 등 바이오시밀러 파트너사의 개발 성과가 공개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단기적으로는 MSD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주요 분기점으로 꼽힌다. 실적 발표 예정일은 오는 8월4일로, 이를 통해 키트루다 큐렉스의 초기 매출과 판매 증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확인된 키트루다 큐렉스로의 전환율은 지난 6월 약 9%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빅파마의 기술이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이 때 인헨즈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ALT-B4의 매력이 저하될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하나증권은 알테오젠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제시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