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세부 제도 마련에 착수하면서 보건의료계와 플랫폼 업계 간 신경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초진 환자의 처방일수와 처방 제한 의약품 범위 등이 대표적인 쟁점이다. 의료계는 환자 안전을 위해 제한적인 비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플랫폼 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제도 활성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며 비대면진료에 참여하는 의사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초진 환자의 처방일수다. 의료계와 플랫폼 업계는 이 부분에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초진 환자의 상태를 조기에 다시 확인하고 필요한 후속 진료를 이어가기 위해 처방일수를 3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플랫폼 업계는 이용자의 편의성과 의료 접근성을 고려해 최대 90일까지 처방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성질환자 등 반복 처방이 필요한 환자까지 단기간 처방으로 제한하면 병원 방문 부담이 다시 커져 비대면진료의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쟁점은 처방 제한 의약품 목록이다. 의료계와 플랫폼 업계 모두 향정신성의약품과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의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어떤 의약품까지 제한 대상에 포함할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의료계는 여드름 치료제와 탈모 치료제 등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비급여 의약품과 과다 사용 우려가 있는 항생제를 처방 제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플랫폼 업계는 현재 비대면진료에서 큰 문제 없이 처방되고 있는 의약품까지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계와 비대면진료 업계의 의견이 맞서는 가운데 조만간 공개될 보건복지부의 비대면진료 하위법령은 본사업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플랫폼 업계는 이번 하위법령이 향후 비대면진료 서비스 운영 방식과 이용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특히 정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원칙 허용·예외 제한’ 기조가 하위법령에도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비대면진료를 의원급 중심으로 전국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오남용 우려 의약품 등 일부만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하위법령이 시범사업보다 이용 대상이나 처방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경우 국민의 의료 접근성이 오히려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전자처방전 도입과 함께 의약품 재택 수령 등 비대면진료의 완결성을 높일 후속 제도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하위법령안 공개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아 현장에서는 우려가 크다"며 ”해외 주요국처럼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제외한 부분은 의료진의 판단에 맡기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비대면진료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