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지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교수는 최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증외상 전문의 한 명이 항상 당직을 서는 체계를 만들려면 최소 5~6명은 필요하다”며 “한 명이나 두 명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산병원은 외상 진료와 외과계 중환자 진료, 병동 진료를 하나로 연결하는 ‘쇼크앤트라우마팀(Shock & Trauma Team)’을 운영하고 있다. 외과 전문의 6명이 중증외상 환자의 초기 평가부터 수술, 중환자 치료, 병동 관리까지 이어서 담당하는 방식이다.
쇼크앤트라우마팀은 이러한 방식으로 환자 치료 성과를 높였지만, 전국 모든 병원에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팀은 현재 6명이어서 한 명당 한 달에 약 6일, 많아도 7일 이내로 당직을 선다. 하지만 다른 의료기관에선 전문의 한 명이 월 15일 당직을 서는 경우도 있다. 장 교수는 “한 달에 당직을 15일씩 서게 되면 몸이 갈려 나간다”며 “인력이 충분해야 의료진의 삶의 질이 유지되고, 진료의 안전성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외상학 세부 전문의 20명대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에 따르면 중증외상은 운수사고나 추락과 같은 외상적 요인에 의해 신체에 발생한 손상 중에서 의식 상태나 혈압·호흡 등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심각하게 다친 경우를 뜻한다. 현장에서 즉시 사망하는 비율도 높고, 장애나 재활로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거나 경제활동 등에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 2023년 권역외상센터에 온 중증외상 환자는 911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755명이다. 중증외상 환자 중엔 추락사고나 교통사고 같은 사고로 인해 신체 여러 부위가 한꺼번에 손상된 환자가 많아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중증외상 환자를 받아 적절히 치료하려면 적정 수준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외상학 세부 전문의를 구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외상학회에 따르면 2011년 배출된 외상학 세부 전문의는 86명이다. 이후 2014년 27명으로 대폭 감소하더니 2017년 23명, 2024년 20명으로 2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전국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담전문의 수는 188명이다. 현재 전국에 17개 센터가 있다.

대형 병원은 중환자실팀과 입원전담전문의팀, 신속대응팀, 외상팀을 각각 따로 구성할 수 있지만, 그보다 작은 규모의 병원에선 현실적으로 어렵다. 장 교수는 “외상 전담의사는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오는 순간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외상 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에 대한 지원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숙달된 의료진도 쉽지 않은 일
예산 지원과 병원의 관심도 팀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일산병원은 공공병원으로서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중증외상 전담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병원 경영진도 공공의료를 위해 필요한 이른바 ‘착한 적자’는 감수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
장 교수는 “병원 경영진과 쇼크앤트라우마팀이 생각하는 방향이 비슷하다”며 “과거 코로나19 대응팀을 운영한 경험도 있고,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팀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중증외상 진료는 숙달된 의료진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부터 상태가 너무 위중해 ‘살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느낀다. 장 교수는 “처음 환자를 보면 솔직히 당황스럽고 무서울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환자가 여러 차례의 수술과 중환자실 치료를 이겨내고 일반병동으로 옮겨지거나 퇴원할 때 가장 먼저 드는 감정은 ‘안도감’이다. 최선을 다하더라도 모든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중한 환자를 살려냈던 기억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장 교수는 “경제적 보상이나 개인적인 이익만 생각한다면 계속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했다. 그는 “간혹 정말 돌아가실 것 같았던 환자가 살아나는 경험이 쌓이기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증외상체계가 한 병원의 의지와 의료진의 헌신에만 의존한다면 지속되기 어렵다. 장 교수는 “외상치료와 중환자실 및 병동관리, 신속대응 업무를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분절된 수가를 하나로 묶은 통합수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