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플렌티컨벤션에서 열린 ‘2026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지역의료가 어려워진 문제의 근본은 사실 지방 소멸에 있다”며 “창원 지역에 돈이 돌고 집값이 오르고 교육이 좋다면 인구가 줄고 병원이 줄어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지역의료 문제를 지역의료만 떼어 해결하려는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마 과장은 “정부와 정치권은 지역에 의사가 부족하니 의사를 더 놓으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했고, 의대 정원을 불이 나게 늘리려 했다”며 “처음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다. 진단이 잘못됐으니 처방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의료 혼란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도 물었다. 마 과장은 “대한민국 의료가 엉망진창이라고 모두 걱정한다면, 이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며 “의사들은 정부와 보건복지부가 통제하는 구조 안에서 움직여 왔지만, 복지부는 단 한 번도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문제가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과거 의대 정원 확대 논의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후 상황에 대해선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충북 청주의 한 29주 임산부가 응급 이송 과정 끝에 부산으로 옮겨졌지만 태아를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선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먼저 파악하고 대책을 말해야 하는데, 발표만 하는 식으로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 사건 후로 정부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체계 전면 점검에 나섰는데 이를 두고도 “신생아·산모 진료는 의사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시설과 능력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와 지방정부의 책임도 언급했다. 마 과장은 “국회는 법을 다 만들어 놓고 의견을 듣겠다고 한다”며 “토론회도 이미 시나리오가 다 짜여 있는 것 아니냐. 그것이 국민 소통이고, 거버넌스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방 보건행정에 대해선 “지역 행정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순환보직으로 인해 조금 할 만하면 자리를 옮긴다”며 “정책의 연속성이 없고, 중앙정부 정책을 복사해 붙이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현장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으며, 부족한 인력과 자원 속에서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형기 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정부가 고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자원 속에서 최선을 다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지역 분만병원이 폐업 위기에 놓인 사례를 언급하며 “지방 인력이 굉장히 어렵고, 지금 일하는 분들이 매우 힘들다는 점을 복지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재정당국 설득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백 과장은 “지역의료가 힘드니 돈을 더 달라고 하면 재정당국은 ‘돈을 주면 의사를 구할 수 있느냐, 결국 인건비만 더 오르는 것 아니냐’고 대응한다”며 “그런 인식을 깨면서 최대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원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특별회계 등 재정적 기반을 활용해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